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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 전

moonbeam 2010. 4. 22. 10:43
'생각하는 사람' '지옥의 문'으로 유명한 근대 조각의 선구자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의 삶과 예술을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이 오는 4월30일 서울에서 열린다.
한국일보는 서울시립미술관과 공동으로 '신(神)의 손, 로댕'전을 주최한다고 24일 발표했다.

파리에 있는 로댕미술관의 나딘느 레니 수석 큐레이터의 협조 아래
미술관이 소장한 국보급 대리석 작품을 비롯한 청동조각과 석고상, 드로잉까지 주요작품 총 180여 점이 한국 관람객을 만나게 된다.

 

 

◇신의 손, 로댕의 손에 닿다=

로댕은 신이 인간을 창조한 것에 비견할 만한 솜씨로, 가장 인간적인 시선으로 인간을 표현해 근대 조각의 새로운 지평을 연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 가운데서도 국보급으로 여겨 소장처인 로댕미술관도 쉽게 해외반출을 허락하지 않는 걸작들이 이번에 전시된다.
특히 대표작인 대리석 작품 '신의 손'은 최고가인 동시에, 한번도 국외 전시 경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작품을 한국에 들여오기 위해 전시제목을 '신의 손'이라고 붙였다는 후문이다.

총 110점의 조각 가운데 30여점 이상은 석고작품으로 채워진다.
일반적으로 보존성이 좋은 청동조각이 더 가치있게 평가되지만, 보통 10여개 에디션으로 복수제작되는 청동과 달리
석고상은 작가가 손수 만든 단 하나의 제작물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단테의 '신곡'을 기반해 만든 '지옥의 문'도 로댕이 살아있을 당시에는 석고상으로만 존재했다는 점을 보더라도 석고는 작가의 손맛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80cm 높이의 '생각하는 사람'과 '키스' 등이 원형 석고상으로 전시된다.

◇사랑과 고뇌, 인간을 빚다=
로댕에게 제자 까미유 끌로델(1864~1943)은 재능 있는 조각가인 동시에 연인이었다. 끌로델과의 만남은 로댕에게 사랑(Eros)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했다.

15년간의 불 같은 사랑은 비극적인 이별로 종지부를 찍었지만 천재의 열정은 작품으로 흔적을 남겼다.
이번에 전시되는 석고 작품 '키스'는 "숨막히는 걸작"으로 통한다.
벽에 기대 선 여인과 그녀의 옆구리에 몸을 포개며 입을 맞추는 남성을 묘사한 '영원한 우상'은 도발적이지만 지극히 인간적인 사랑을 표현했다.

전시기획을 맡은 서순주 커미셔너는
"로댕 이전의 작가들은 이상화 된 인간의 표현에 공을 들였지만 로댕은 인간 내면의 사실적인 표현으로 '인간적인 조각'을 이뤘기에 근대 조각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다"면서 "로댕 작품의 절정인 '청동시대' 작품을 중심으로 신의 손길에 다가 선 로댕의 재능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인간 군상을 통해 고뇌와 번민을 표현한 '지옥의 문' '칼레의 시민' 등 교과서에서 보던 명작들이 총 9개 전시장에 나뉘어 선보인다.
전시는 8월22일까지 약 100일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