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13

버섯

현대는 자기꾸밈의 시대이다. 자기 PR, 자기표현의 시대에 자기만족이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멋지게 꾸미고 더 나아지려는 노력은 절대 잘못이 아니다. 스스로의 장점을 찾아 드러내고 더 잘 꾸며서 남에게 자랑하는 일은 오히려 권장해야 될 일이다. 이미지메이킹도 하고 화법도 배워 말투나 태도도 고치고...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본질은 감추고 겉모습만 치장하고 꾸며서 잘 보이려 한다는 것이다. 羊頭狗肉 겉으로는 번듯하고 그럴싸하게 허세를 부리지만 속은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있다는 뜻. 아무리 화장, 분장을 하고 치장을 해도 어미 뱃속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는 한 속을 바꾸지는 못한다. 아니 어미 뱃속에 들어갔다 나온다 해도 그 텅 빈 머리가 채워질까. 돌멩이가 금이 된다..

중얼중얼 2021.08.30

버섯

우후죽순이라더니 우후버섯이다. 비가 한 줄금 오고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이즈음 숲속에선 버섯들의 생명잔치가 벌어진다. 깊고 높은 산에는 더욱 다양한 것들이 피어오르지만 작은 뒷동산에도 제법 자태를 자랑하며 부드러운 흙은 밀고 올라온다. 생김도 색깔도 다 달라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생크림을 얹은 놈이 있는가 하면 곰보빵처럼 생긴 놈도 있다. 꼭 먹어야 제맛인가. 그저 보고만 즐겨도 좋다. 요즘 버섯들은 애들 말로 안구정화를 해주는 놀라운 친구들이다.

중얼중얼 2021.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