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13

누구든지 / 이원도 시낭송 감상

https://youtu.be/6ujwSpjJBQU 누구든지 / 이원도 파란 새싹에서 붉은 열매를 보고 수많은 스침 속에서 하나의 눈망울을 기억할 수 있다면 듣지 못하는 이에게 눈으로 말할 수 있다면 시인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떨어진 꽃잎에서 향기를 맡아낼 수 있고 흘리는 땀에서 사람의 냄새를 찾아낼 수 있다면 말 못하는 이의 가슴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시를 못 써도 좋습니다. 숨어서 흘리는 눈물의 의미를 알고 힘든 하루를 씻어 내리는 탁배기 한잔과 어울릴 수 있다면 보지 못하는 이에게 노래를 불러 줄 수 있다면 정말 시인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남들과 똑같이 슬퍼하고 신음하고 웃고 화내며 떠들썩하게 때론 아주 조용하게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면 더 좋겠습니다. 시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시 감상 2022.12.22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 열광적 '순결주의'의 테러리즘 / 강남순

1. '박원순'이라는 고유명사를 지닌 한 사람이, 7월 10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매듭지었다. 그에게 공적으로 붙여진 이름은 '서울시장'이다. 그러나 그는 한 '인간'이다. 우리는 이 단순한 사실을 얼마나 자주 망각하는가. 그에게 붙여졌던 ‘진보적인 인권 변호사,’ 또는 서울을 ‘세계적 도시’로 만든 시장 등 다양한 표지들은, 그가 무수한 결을 지닌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모두 포괄할 수 없다. 한 인간으로서 지닌 다양한 외적, 내적 결들의 한 부분들만을 보여줄 뿐이다. 그의 잠적, 그리고 이어서 죽음이 알려진 후, 지난 이틀 동안 나는 한국과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텍사스에서 착잡한 마음을 깊숙하게 품고 지내야만 했다. 우울한 착잡함의 시간을 지내면서, 내가 느끼고 있는 아픔, 우울함, 절망감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