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맛 그리고 멋(펌)

남자의 섹시함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11가지

moonbeam 2015. 3. 4. 15:24

BLACK AND WHITE SEXY

Shutterstock / Piotr Marcinski

최근 내 인스타그램에 누군가 이런 질문을 남겼다. "남자를 볼 때 뭘 제일 먼저 보나요?"

잠시 생각해 봤다. 눈? 헤어스타일? 미소? 어깨? 이런 것은 아니었다. 젊을 땐 짙은 머리에 날씬하고 키 큰 남자를 선호했다. 그런데 52세인 지금은 어떤 외모 타입을 좋아한다고 꼬집어 말할 수 없다. 대놓고 섹시함을 풍기는 남자들에게 끌리는 것 같기는 한데, 대체 방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질 정도의 노골적 섹시함이란 게 어떤 걸까? 이제까지 내 인생에서 그 모습만 보고도 ‘헉’했던, 가까이 있다는 그 자체로 살결을 떨리게 했던 남자들을 회상해봤다. 어깨에 멋지게 티셔츠가 걸쳐있다든지, 와인 잔 너머로 빤히 응시했던 것도 기억났다. 그렇지만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그 남자가 가진 가치와 성향이었다. 그래서 정리했다, 남자의 섹시함을 단번에 알아보게 만드는 11가지!

1. 힘
몇 키로 짜리 역기를 들어 올릴 수 있는지 따진다는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근육이 나쁠 건 없지만, 어쨌건 여기서 말하는 ‘힘’은 내면의 힘, 즉 자신감이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확실한 남자만큼 섹시한 남자는 없다. 한때 자기를 침몰시킬 수도 있었던 충동과 증오를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남자, 그 어떤 것도 입증할 필요 없다는 사실을 아는 남자, 그래서 오만 대신 조용한 자신감을 가진 남자.

2. 연약함
진짜 강한 남자는 자기의 연약함을 인정한다. 자기가 원하는 게 뭔지, 어떨 때 두려운지, 사랑에 빠진 자기의 솔직한 느낌은 무엇인지, 자기의 약점을 어떻게 고쳤는지, 어떻게 고난을 극복했는지를 당신과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아무리 열정적으로 시작한 관계라도 솔직함이 없다면 처음 만났을 때의 ‘섹시함’은 ‘친밀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3. 진실성
black and white beautiful
‘남자’와 ‘애’는 여기서 구별된다. 바람둥이나 자아도취자들 대부분은 거짓말과 속임수를 쓴다.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인 척하는 사람, 깊이가 없는 사람, 누가 다치게 돼도 개의치 않는 사람. 이런 인간들은 전혀 섹시하지 않다.

4. 지성
아름다운 마음은 섹시하다. IQ가 높은 것도 좋다. 하지만 이 둘은 지성의 단편적인 면이다. 비판적 사고, 학문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 또 자기만의 표현법을 가진 사람. 아무리 잘 생긴 남자라도 머리와 마음으로까지 나를 움직이지 않으면 처음에 느낀 섹시한 면모도 사라진다.

5. 유머 감각
유머 감각이 없는 남자는 찬 물로 대충하는 샤워 같다. 항상 문자 그대로의 말만 하는 사람, 지나치게 진지한 사람, 웃음이 적은 사람과 연대감을 쌓기란 어려운 일이다. 지성과 유머는 한 쌍과도 같다. 스마트한 사람은 뉘앙스를 쉽게 알아차리고 그 상황에 숨겨진 유머를 눈치챈다. 물론 어떤 류의 유머인지도 중요하다.

6. 따뜻함
black and white sexy
연민, 공감, 미소, 웃음을 가진 사람이 마음을 녹인다. 그런 사람이 그냥 왠지 섹시하다.

7. 너그러움
인색한 남자는 너무나 영 아니다. 돈이나 감정을 너무 남발하는 것은 절제를 부족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인색해도 좋지 않다. 자린고비 같은 생활이나 진정한 소통을 꺼려하는 태도는 사람보다 물질을 더 중요시하는 걸로 보인다. 경험상 침대에서도 육체적으로, 감정적으로 주저하는 남자는 전혀 섹시하지 않다.

8. 다정함
다정하다는 것은 6번 따뜻함에 생동감을 입힌 것이다. 지나가며 내 목에 부드러운 키스를 남기기, 자기 머리를 내 가슴 위에 살짝 눕히기, 맨 살이 드러난 무릎을 손으로 꽉 짚기. 섹스로 이어지려고 하는 게 아닐 때에도 접촉을 즐기는 남자가 좋다.

9. 침착함
야망이 강한 남자들에게 목 맨 때가 있었다.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내가 깨달은 것은 그런 '야심'은 불안감, 욕심, 그리고 공격성을 숨기기 위한 가면이라는 사실이었다. 지금은 침착함이 그 어떤 야심보다 자기계발을 필요로 하는 상위의 목표라는 걸 깨달았다. 극한 상황에서도 침착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나는 순간 내 다리는 절로 풀린다.

10. 파트너십
black hands
내가 굴복 당하고 싶은 장소는 침대뿐인데, 중요한 것은 침대에서도 내 허락 후에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를 굴복시키려 하지 않고, 타협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소통을 잘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남자가 최고다. 자기가 남자라는 걸 박력 있는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는 남자들이 있다. 나는 여자를 조종하려고만 드는 남자들에게 허비할 시간이 없다.

11. 성적 자신감
진정한 성적 자신감은 사이즈, 테크닉, 경험치와 무관하다. 자신의 호흡과 몸을 읽고 특별한 분위기를 느끼고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의 욕구를 절제할 줄 알면서도 그 표현은 두려워하지 않는 남자를 만날 때 흥분된다.

위 11가지 중 내가 20대에 생각했던 것은 몇 개 되지 않는다. 겉모습이 아무리 번쩍거려도 그 속이 빈약하면 관계가 오래갈 수 없다. 52살이라는 나이를 먹고 좋은 점은 남자의 어떤 점을 봐야 하는지 터득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