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며 살기(펌)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moonbeam 2016. 10. 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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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청와대 홈페이지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이 플라톤의 시구를 인용해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장문의 편지가 큰 공감대를 일으키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3일 청와대 게시판에는 '대한민국의 중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님께 아뢰옵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중학교 2학년 학생이라고 밝힌 A군은 "박근혜 대통령님께 아뢰올 내용이 있어 글을 남긴다"며 "글에 남길 내용은 박근혜 대통령님이 잘못하신 점을 도덕성에 근거해 적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을 쓰는 목적은 도덕적으로 보다 향상된 사회를 갈망하는 한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려는 것"이라며 "왜 박근혜 대통령님에게 '도덕성'이 부족한지를 알려드리겠다"고 8가지를 예로 들었다.


인사이트청와대 홈페이지


A군은 먼저 지난 2014년 4월 진도 해상 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수많은 학생들이 차디찬 바닷물에서 고통을 느끼고 있을 때 무엇을 하셨습니까"라며 "책임을 돌리고 청와대는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는 망언을 했다"고 꼬집어 말했다.


또 지난해 발생한 '메르스 사태'와 관련 "국민이 먼저냐, 대기업이 먼저냐"며 "대기업의 영업 매출을 국민 안전과 생명보다 중시 여겨 감염 병원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일 양국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합의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과를 받아야 할 역사를 대통령님이 돈 10억엔에 팔아넘겼다"며 "부끄러운 줄 아셔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A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국정화 교과서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A군은 "대통령님은 왜 다양성을 말살시키고 아이들이 받는 신성한 교육에 사상을 주입시키려고 하냐"며 "'다양성'을 보장하는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다양성'을 보장하기 싫으십니까"고 물었다.


또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국민들을 '불순 세력이다', '외부 세력이다'라고 몰아가는 것이 아닌 설득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국민들은 사람이지 개 돼지가 아니다"고 항변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A군은 동남권 신공항 무산과 관련해 "질질 끌어 갈등을 조장시키고 결국 신공항 유치를 백지화했다"며 "대선 공약을 거짓말하면서까지 PK의 지지를 얻고 싶었냐"고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여야간의 첨예한 대립이 벌어지고 있는 故 백남기 농민에 대해 A군은 "공권력 행사가 자국민이 아닌 적군을 대하듯이 사용됐다"며 "백남기 농민은 북한 괴뢰군이 아닌 당신의 국민이다"고 꼬집었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로 폐쇄된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아무런 법적 근거없이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재산권을 침해했다"며 "정부의, 국가의 제1임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A군은 "박근혜 대통령님은 특정 세력의 대변인이 아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고 어르신이다"며 "얼마 안 남은 임기 동안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A군이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박근혜 대통령님께 아뢰옵니다' 제목의 글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장영훈 기자 ho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