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머리 굴리기(펌)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 모든 일의 전부다

moonbeam 2018. 7. 20. 10:29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작가 대니얼 코일 인터뷰

“현대인은 여전히 공포에 민감… 안전해야 집단지성 발휘"

“사랑한다”는 사실 덜 중요... “사랑한다”는 말 반복해야

‘탤런트 코드'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등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대니얼 코일(Daniel Coyle). 그는 ‘나는 안전한가'와 ‘우리는 연결되어 있는가'가 성공하는 집단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뇌가 여전히 원시 시대의 공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대니얼 코일 제공
최근에 나는 3명의 리더를 주의 깊게 보았다. 국립생태원의 초대원장을 지냈던 최재천 교수와 청춘 영화 ‘변산'으로 점점 더 젊은 세대와 소통한다고 인정받은 이준익 감독 그리고 ‘책은 도끼다'라는 저서로 유명한 광고인 박웅현이다. 분야는 달라도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일단은 나이, 성별, 계급으로 상대의 의견을 ‘뭉개는' 꼰대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바로 그런 정신으로 수평적인 집단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라는 책을 낸 최재천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두뇌 하나가 절대 두뇌 10개를 당할 수 없어요. 그렇기에 리더들도 여왕개미처럼 조직의 철학과 질서만 세우고 일은 완벽하게 군중에게 위임해야 해요. 군림(君臨)이 아니라 군림(群臨)해야죠.” 그는 조직이 함께 잘 살려면 상대를 적당히 두려워하고 약간은 비겁해지는, 일명 ‘상호허겁’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영화 감독 이준익도 창작은 내가 아닌 남의 말을 잘 들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후배 말 들어서 손해 보는 것 없다'가 그의 지론이다. 광고회사 TBWA의 크리에이티브 대표 박웅현은 전 직원들이 함께하는 미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누구든 말을 하도록 지지하고 격려하는 게 그의 주된 역할. ‘침묵은 무임승차라는 각오로 말을 섞으면 처음엔 누군가의 평범했던 생각이 비범한 결과로 탈바꿈한다'는 것.

최근 출간된 대니얼 코일의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는 바로 이 지점을 좀 더 과학적으로 다루고 있다. 대니얼 코일은 3년간 프로스포츠팀, 특수부대, 영화사, 코미디 극단, 보석 도둑단 등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집단을 찾아다녔다. 성공한 집단은 일정한 행동 양식이 있었다. 리더가 미세한 신호로 ‘우리는 이어져 있다’는 안정적인 결속을 만들어냈고, 그에 따라 구성원은 서로의 약점조차도 두려움 없이 토로했다.

그들에겐 사소한 제스처와 습관이 있었다. 가령 자주 시선을 마주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끊지 않고 습관처럼 감사를 표현하는 사소하지만 친밀한 행동같은 것들.

저널리스트 출신의 작가 대니얼 코일은 이를 바탕으로 어떤 집단이 훌륭한 성과를 냈다면 이유는 그 팀이 똑똑해서가 아니라 안전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일례로 경영대 대학원생과 유치원생들이 마시멜로 탑 쌓기를 하면 유치원생이 이긴다. 대학원생이 눈치 보기를 하며 비생산적인 경쟁을 하는 동안 유치원생들은 어깨를 맞대고 단순하게 협동하기 때문이다.

통찰력 깊은 작가 대니얼 코일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전작인 ‘탤런트코드’가 열악한 환경에서도 꽃피운 개인의 재능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작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는 집단의 재능의 비밀로 ‘안전 신호'라는 놀라운 키를 발굴했다. ‘오리지널스'의 작가 애덤 그랜트는 ‘이 책만 있으면 조직 문화를 다룬 다른 책들은 모두 물에 던져버려도 좋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