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움직이기(펌)

좋은 목소리를 지키려면?

moonbeam 2011. 1. 16. 20:14

음성질환 대표적 유형과 해결법

[세계일보]

회사원 최모(34)씨는 최근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얼마 전부터 목소리가 쉰 것 같고 목이 따끔거리더니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처음엔 연말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진 술자리 때문에 피곤해서 그러려니 생각해 신경 쓰지 않았지만

결국 침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됐다.

영업 일을 하는 탓에 모임이 잦은데 쉬고 갈라지는 목소리 때문에 업무에 지장이 있을까봐 걱정이다.

최씨처럼 목소리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6%가 음성질환을 앓고 있다.

과다하게 목을 사용해 목이 쉬거나 목소리가 떨리며, 성별이 뒤바뀐 목소리를 내는 등 증상도 다양하다.

문제는 이런 증상을 치료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청각과 언어가 상대방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데 45% 정도의 영향을 준다는 미국 의사소통 연구자 메라비언의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일상에서 목소리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음성치료전문 프라나 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의 도움말로 음성 질환의 대표적인 유형과 해결법을 살펴봤다.





◇음성질환의 80∼90%는 목소리를 잘못 사용해서 나타나는 기능성 음성질환이다. 따라서 음성질환 증상이 있으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발성양상을 확인해 자신에게 맞는 발성 방법을 훈련하면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쉽게 잠기고, 거칠고, 쉰 목소리

쉰 목소리는 질병이라기보다는 생활습관이나 주변환경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목소리가 쉽게 잠긴다',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높은 음을 내기 어렵다' 는 호소들은 쉰 목소리에 해당한다.

최씨처럼 연말에 잦은 송년회를 치르면서 소란스러운 주변환경 때문에 높은 발성으로 말을 많이 하거나

노래방에서 심하게 노래를 부른 경우 이에 해당한다.

평소 말을 많이 하는 교사나 강사, 목사, 정치인 같은 직업군에서 쉽게 생길 수 있다.

목소리 사용을 자제하고 휴식을 하면 자연스럽게 회복되기도 하지만 문제는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다.

발성에 장애가 있는 상태에서 계속 목을 사용하면 목의 통증이나 피로감이 더하는 것은 물론

심하면 목소리를 전혀 낼 수 없는 근육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2∼3주 이상 지속되거나 객혈이 동반될 때, 침을 삼키기 어렵거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증상이 있었다면

이비인후과 검진을 받아 원인질환에 따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쉰 목소리 증상이 있다면 목소리가 커질 수 있는 소란스러운 장소를 피해야 한다.

따뜻한 차나 물을 자주 마셔 성대가 건조해지지 않게 해주고 가습기를 사용해 주변의 습도를 높여주는 것도 좋다.

목을 상하좌우로 여러 차례 쓰다듬어주는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이유 없이 떨리는 목소리

말을 할 때 유난히 떨리는 목소리는 콤플렉스가 될 수 있다.

보통 떨리는 목소리는 스트레스나 피로, 긴장 등으로 인한 심리적인 불안감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의지와는 관계없이 불안이나 긴장, 스트레스 등으로 교감신경이 자극돼 근육의 떨림을 유도해서 생기는데

몸 전체가 과도하게 긴장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다른 외부요인 없이 목소리가 자주 떨린다면 연축성발성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주로 20∼30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남성에 비해 발성에 필요한 근육과 폐 용량이 작고 근육 조절 능력도 부족해 상대적으로 근육의 피로를 빨리 느끼기 때문이다.

목소리는 성대가 접촉할 때 내쉬는 숨소리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성대를 접촉하는 근육이 불규칙한 수축을 반복할 때 떨리는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성대 근육이 불규칙적으로 긴장 상태에 놓이기 때문에 큰소리가 나지 않아 '큰 소리를 지를 수 없는 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보톡스를 주사해 치료하기도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발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올바른 발성훈련을 통한 성대 치료가 필요하다.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입에 볼펜이나 길쭉한 막대 등을 물고 대화를 하는 방법이 있다.

이 상태로 말을 하려면 아주 천천히 또박또박 말을 해야 하므로 평소보다 발성이 강하게 나오게 되는데,

반복적으로 훈련하면 목소리 떨림 증세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또 천천히 책을 읽거나 노래를 부르는 방법, 컵을 입에 대고 컵의 울림을 이용해 성대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방법도 좋다.

◆남녀 성별이 뒤바뀐 목소리

성별을 벗어난 목소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스트레스다.

보통 남성의 성대는 평균 2㎝ 정도로, 1.5㎝ 정도 크기인 여성이나 어린이의 성대보다 굵고 길다.

때문에 여성의 성대가 1초에 200∼250회 정도 진동하는 것에 비해

남성의 성대는 1초당 100∼150회 정도로 진동 수가 적어 소리가 낮고 굵은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남성이 여성처럼 가늘고 높은 목소리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성대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된 상태에서 소리를 내보내기 때문이다.

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높은 음역대, 즉 고음이 나오는 경우도 많다.

보통은 사춘기 이후 음정이 저하되지 않고 높은 소리가 지속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 턱을 당긴 자세에서 목 안쪽에서 목소리를 낸다는 느낌으로 말하는 훈련을 하거나

콧소리를 덜 내고 되도록 강하게 발음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목소리 톤을 낮추기 위해 성대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하는 방법을 이용할 수도 있다.

반대로 여성이 남성처럼 굵은 목소리가 나는 경우도 있다.

성대 부종이나 성대폴립, 성대결절 등과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나 체격이 커져 상대적으로 성대가 긴 경우,

호르몬 이상으로 남성형 성대가 된 경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성대 길이의 문제라면 성대 단축술을 통해 교정이 가능하고

성대질환이 심하지 않다면 간단한 발성연습 등과 같은 음성훈련을 통해서도 개선할 수 있다.

이 경우엔 목에 힘을 빼고 살짝 콧소리를 섞는 느낌으로 말해주면 좋은데,

턱을 조금 들어올린 상태에서 비강이 울리게 소리를 내는 발성습관을 훈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아침에 일어나서는 콧소리로 성대 근육을 풀어주거나 평소 스카프 등을 이용해 목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도

여성형 목소리를 유지하는 데 좋은 생활습관이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 건강하고 좋은 목소리 유지하려면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라

자신의 신체조건에 맞는 목소리를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좋은 발성의 시작이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성대모사'를 하는 사람을 간혹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평소 본인의 발성 습관과 다른 불필요한 성대 근육을 쓰게 돼 성대 건강에 좋지 않다.

보통 대화 중 긍정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음∼","흠∼"의 음정 강도나 높이가 본인에게 적절한 상태이기 때문에

평소 말할 때 그 정도 수준으로 발성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복식호흡으로 호흡량을 늘려라

좋은 목소리는 좋은 울림에서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구강 및 비강의 공명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하며, 복식호흡으로 호흡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량이 충분하면 목 주변의 근육이나 턱, 혀, 성대 등의 발성기관에 불필요한 긴장을 주지 않는다.

누운 상태에서 배 위에 무거운 책을 올려놓고 숨을 들이쉴 때는 배를 불룩하게, 내쉴 때는 들어가게 호흡한다.

차츰 익숙해지면 책을 내려놓고 누워서, 앉아서, 서서, 걸어가면서 순차적으로 복식호흡을 훈련한다.

◆웃고, 마시고, 움직여라

자주 웃는 것도 목소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

웃을 때는 안면 근육이 들리게 되는데,

이때 소리가 울리는 공간도 열리게 돼 소리울림통을 넓게 해주면서 턱과 입의 운동을 자연스럽게 하고 성대운동에도 도움을 준다.

또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성대가 건조해져 목소리가 변성되는 것을 막아준다.

하루에 8잔 이상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몸 전체의 근육을 이완시키는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손으로 목을 상하좌우 쓸어주듯 마사지해주는 것도 건강한 목소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박태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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