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떨기(펌)

“특혜만 누리려는 기독교, ‘용도폐기’ 될 수 있다” --- 손봉호 교수

moonbeam 2015. 2. 12. 12:17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선민으로 선택한 것은 자신들만 복 받으라고 한 것이 아니라, 모든 민족을 대신해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의 임무를 수행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그 임무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특혜를 누리는 데만 몰두했고, 결국 용도폐기처분 되고 말았다. 새 이스라엘인 오늘의 기독교도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교수)가 기독교의 ‘용도폐기’를 경고했다. 연세대학교가 연세신학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진리와 자유 포럼’에서다. 그는 현대 기독교가 자신의 축복ㆍ위로ㆍ구원에 만족하고 세력 확장에만 몰두한다면 이스라엘과 같이 용도폐기처분 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병든 사회를 치유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회 회복해야 할 기독교가 특혜만 누리려 해

▲손봉호 교수ⓒ뉴스미션

손봉호 교수는 오늘날 사회에 팽배해 있는 물질주의가 정상적인 수준을 한참 벗어나 있다고 지적하면서, 기독교가 이러한 사회를 치유하기보다 개인의 축복과 위로ㆍ구원에만 몰두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날 대부분의 사회에 팽배해 있는 물질주의는 정상적인 상황을 한참 지났다. 건강한 정신활동을 위해 필수적인 조건을 만족시키는 수준을 넘어서 불필요한 욕구의 과잉 충족에 지나친 관심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돈과 같은 하급가치를 두고 만인이 만인을 상대로, 나라가 나라를 상대로 치열하게 경쟁하며, 경쟁에 패한 사람들과 나라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불행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는 인류의 가장 고귀한 유산인 인권, 인간의 존엄성, 평등, 민주주의란 선물을 세상에 제공했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보물을 세상에 넘겨주고 주변으로 밀려나와 오직 자신의 축복, 위로, 고원 같이 지극히 사적인 것들로 만족하며 온갖 자신들의 세력 확장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쓴소리했다.

손 교수는 인간의 존엄성, 평등, 절제와 희생 등 기독교의 고귀한 정신과 가르침이 교회를 통해 구현될 때만이 사회가 치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인간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은 자연이 아니라 주로 인간이다.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행복지수가 낮은 것은 인간관계가 경쟁적이기 때문이고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다른 사람의 이익을 고려하는 아가페라야 공정하지 못하고 경쟁적인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불행을 치유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자격에 따라 분배하는 것도,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불리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게 정의를 이룩하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이며 이것이 바로 성경이 가르치는 ‘아가페’이자 사회정의라는 것이다.

‘돈’이라는 우상부터 제거해야

이러한 아가페의 실천은 절제와 희생을 통해서 가능하며, 여기서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돈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손 교수는 “절제는 세속적인 이익과 쾌락을 상당할 정도로 희생하는 것을 함축한다. 즉 열심히 노동해서 소득이 있더라도 과시하지 않고 사치하지 않음으로 경쟁심을 자극하지 않고 가능하면 가난한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것”이라며 “오늘의 사회에서 아가페와 돈 사랑은 같이 갈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오늘의 기독교가 돈이라는 우상을 제거하지 못하고 자신의 특혜를 누리는 데만 몰두한다면 더 이상의 희망은 없음을 손 교수는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선민으로 선택한 것은 자신들만 복 받으라고 한 것이 아니라, 모든 민족을 대신해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의 임무를 수행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그 임무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특혜를 누리는 데만 몰두했고, 결국 용도폐기처분 되고 말았다”며 “새 이스라엘인 오늘의 기독교도 그런 전철을 밟을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기독교는 지금이라도 주변에서 사회 한 가운데로 진격해야 한다. 하나님의 형상, 아가페, 희생과 인내로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 존중을 강화하고 병든 사회를 회복함으로 인류와 후손을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려고 힘써야 한다”며 “우선 돈이란 우상을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