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집중적으로 하체 근육 줄며 부차적인 노화 현상 일어나
ㆍ‘만시지탄’ 하기 전에 스스로 세심하게 성향 맞춰 운동을
50대 중반의 직장인 ㄱ씨는 2년 전부터 걷기 외에는 운동을 별로 하지 않는 데다 채식 위주로 식생활을 하면서 허벅지와 엉덩이의 살이 많이 빠졌다. 바닥에 앉았다 바로 일어나기가 어렵고, 몸의 균형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배가 나오고 몸놀림도 상당히 둔해졌다. 근육이 줄어들면서 생긴 현상이다.
인체의 가장 큰 장기인 근육은 골격근육, 심장근육, 내장근육으로 구분한다. 심장근육과 내장근육은 움직임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골격근육은 뇌의 명령에 따라 수축과 이완을 통해 몸을 미세하게 조절하고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골격근육에는 빠르게 수축하는 근섬유(속근)와 느리게 수축하는 근섬유(지근) 두 가지가 있다. 지근은 지구력이 좋아 오랫동안 수축을 유지할 수 있지만 큰 힘을 낼 수 없고, 속근은 쉽게 피로해지지만 빠르고 힘있게 수축해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30대 이후에는 매년 1%가량의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청년은 체중의 35~40%(여성은 30~35%)가 근육이다. 하지만 70대가 되면 근육은 체중의 15%로 줄어든다. 근육량의 50%가 사라지는 것이다. 등 근육과 복근, 엉덩이 근육, 넓적다리 근육과 같이 큰 근육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이러한 과정을 근감소증이라고 한다.
근감소증은 일차성 근감소증과 이차성 근감소증으로 구분한다. 일차성은 노화 그 자체로 인해 발생되며 이차성은 질환이나 신체적 활동 수준의 감소,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의 변화, 골격근 단백질 합성률의 감소 등과 같은 영양이나 흡수장애 등이 원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환 교수는 “근육이 줄어들면 근력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신체의 유연성이 저하되고 운동범위가 좁아진다”며 “나이가 들면서 동작이 느려지는 이유는 속근이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근육량이 줄면 기초대사량도 떨어져 살이 쉽게 찌고, 비만으로 이어져 각종 만성소모성 대사질환(생활습관병)에 걸리기 쉽다. 근육의 움직임이 부족하면 체온이 낮아져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당이 충분하게 연소되지 않는다. 이는 고지혈증과 당뇨병(고혈당)의 원인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비만이 되기 쉽다는 얘기다.
근육을 단하고 키우는 운동은 속근과 지근의 균형잡힌 발달을 위해 무산소운동과 유산소운동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순간적으로 호흡을 참는 무산소운동이 속근 단련에 효과적이다. 팔굽혀펴기, 무릎 굽혀 균형 잡기, 윗몸 일으키기, 아령 및 덤벨 들기 등을 하면 된다. 지근은 천천히 수축하므로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을 할 때 쓰인다. 걷기, 조깅(달리기),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내리기, 트레드밀(러닝머신) 등 유산소운동이 좋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은 “운동을 평소의 반대 방향으로 하면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강화해 신체를 균형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먼저 뒤로 걸으면 잘 사용하지 않던 허벅지 뒤쪽의 슬근, 슬와근, 종아리 뒤쪽의 가자미근, 비복근 등이 강화된다. 자전거를 탈 때도 페달을 반대로 밟아주면 사용하지 않던 근육이 발달된다. 줄이나 기구를 이용해 거꾸로 매달리는 운동은 중력에 의해 좁아진 척추 사이를 넓히는 스트레칭 효과가 있어 요통환자들에게 좋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운동은 전문의와 상담해 신체 기능에 맞는 종류와 강도를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심장병이나 고혈압, 당뇨병, 만성콩팥병 등이 있으면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육의 주요 성분은 단백질이다. 운동 전에는 살코기, 유제품, 계란, 콩류, 두부, 생선 등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과 에너지로 쉽게 전환되는 탄수화물을 적당량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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