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순종과 당회

moonbeam 2016. 4. 21. 08:10

순종과 당회

어느 사회조직에서나 내부적인 일을 비판하거나 바른말을 하는 사람은 소외되기 일쑤다. 그러나 그로 인해 조직이 역동성을 가지고 자정능력을 발휘하여 방향의 전환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그렇게 변화하지 않으면 현실 사회에서 조직 자체의 생존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교회에서는...

바른말을 하거나 잘못된 일을 바로 잡으려 하고, 당회에서 잘못된 정책을 집행했을 때 이의를 제기하면 신앙이 없는 사람이거나 쓸데없는 불평분자로 낙인찍히게 된다.

당회의 권위는 하나님보다 더 크다. 당회는 절대 잘못할 수도 없고,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비합리적인 일이 생겼다 하더라도 시인하거나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말없이, 탈없이 덮으려는데 중점을 둔다. 본질인 잘못됨은 이미 사라지고 어떻게 잘 마무리 짓느냐가 중요한 것이 된다. 혹 당회원 중 하나가 잘못했거나 실수가 있으면 그는 당회라는 그늘 안에 꼭꼭 숨어버린다. ‘당회에서 결정한 것이니 그냥 이해해야지 어쩌겠나하거나 당연히 좋은 게 좋은 거야...’하며 당회원들이 힘을 합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다독거리며 시끄러우면 은혜가 안 돼하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면 그뿐이다. 착하디 착한 교인은 그저 아멘하고 아무런 잘못도 없이 회개하면 되고...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당회는 무마에 급급하고 일처리에 숙달된 당회로 거듭나게 된다.ㅎㅎㅎ그것이 바로 은혜가 아니고 무엇인가.

 

잘못된 출발은 무조건 믿으라. 믿으면 복 받는다.’가 아닐까. 욥을 봐라. 지옥같은 상황에서도 끝까지 믿으니 복을 받지 않았느냐...아브라함을 봐라.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제물로 바치지 않았느냐...순종보다 더 큰 은혜는 없다...순종에 목마른 한국교회들이다.

그러다보니 모두가 은연중에 순종을 강요당하게 된다. 그저 믿고 따르는 것이 신앙의 본질로 굳어버리고 말없이 순종하는 사람, 순종에 익숙한 사람들이 교회의 중직(?사실 난 이 중직이라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 교회 안에서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을까)을 맡게 되고...직함에 목마른 이들은 울며겨자먹기로 그것을 따르게 되고...끝까지 올라가(?) 목표인 장로가 되어도 이른바 선임장로라는 자리가 떠억 버티고 있고...ㅉㅉㅉ

루터가 개혁을 일으키며 만인사제론을 설파했지만 그건 이미 오래전 묻혀진 역사에 있을 뿐이고...

 

말이 잠깐 어긋났지만 순종하면 은혜를 받는 것은 당연한 진리이다.

그러나 순종의 진정한 대상은 하나님이다. 교회나 당회나 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니다. 대개의 한국교회에서 순종의 의미는, 교회나 당회에 순응하고 그 의견에 묵묵히 따르는 것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거듭 말하지만 본질은 사라지고 대상마저 바뀌어 버린 것이다. 순종이란 상하관계가 성립되어 이루어지는 것이다. 모두다 제사장인 곳에서 어떻게 순종이란 단어를 쓸 수 있을까.(하긴 선임장로라고 어깨에 힘들어 가는 이가 모든 교회에 있으니...장로면 그냥 다 장로지 무슨 선임장로, 수석장로, 원로장로 등 등...복잡한 명칭이 많을수록 평등함은 사라지고 구별되는 계급만 나누게 된다. 게급이 나눠지면 목에 힘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고..ㅎㅎㅎ치졸한 짓들이지)

순전하고도 합리적인 많은 교인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교회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는 것과, 가장 평등하고 민주적이어야 할 교회가 소수의 강력한 상하 지배 구조로 굳어져 가고 있는 것은 바로 이 순종이라는 소중한 덕목의 변질 때문이 아닐까...

이미 자정 능력을 상실한 한국교회여!

십자가는 이미 땅에 떨어져 밟히고...

안타깝기만 하구나...

어떤 친구가 그랬던가...한국교회는 목사와 장로의 완벽한 카르텔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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