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현재. 일산에서 서울로 가는 3호선 전철 8번 칸.
대곡에서 갈아타기 편하기 때문에 많이 내리는 칸이라 빈 자리가 제법 난다.
멀리 가는 사람들은 그것을 알고 8번 칸으로 와서 눈치를 본다.
대곡에서 앉으면 다행, 그렇지 않으면 구파발에 가서 구파발 출발 열차를 갈아탄다.
대개 등산복 입은 사람들은 구파발이나 연신내 불광에서 내리기 때문에
그 앞에 서면 앉을 확률이 높다. 전철 고수들은 내릴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 있다.
나는 원흥이나, 삼송, 지축 아니면 구파발에 내린다.
오늘은 원흥에 내려서 걷기로 작정. 학교까지 한 시간 남짓.
대곡에서 아리따운 젊은이가 내 앞에 약간 옆으로 선다.
이어 화정, 원당에서 사람들이 타고 다른 칸에서도 사람들이 건너 온다.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서로 눈치를 본다. 내 바로 앞에 서지 않았으면...
이 친구가 내 자리에 앉으면 좋겠는데...옮기지 말라고 텔레파시까지 보낸다.
다행스럽게도 이 친구는 그대로 있고 다른이들은 다 다른 자리 앞으로 선다.
원흥역이다. 내리면서 괜히 기분이 좋다.
오는 길에 마주친 광대나물이 더 예뻐 보인다.
너무 작아 초점이 잘 안 맞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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