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기(펌)

올 가을 꼭 가봐야 하는 이색 도서관&서점 BEST 4

moonbeam 2017. 10. 12. 10:36



여러분 가을은 뭐다?

네? 뭐라고요? 말도 살찌고 나도 살찌는 계절이라고요? 맞네요...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고 풍요의 계절이죠. 그리고 하나 더! 바로 독서의 계절입니다. 이 말은 대체 누가 만든 걸까요? 급 궁금해지는군요. 누가 이야기했건 가을이 책 읽기에 좋은 계절임은 분명합니다. 넘쳐나는 햇곡식으로 먹을 것이 풍부해지니 머리와 감성을 채우자는 의도였을까요? 어쨌든, 평소에 안 가던 서점에도 기웃거리고 요새 인기있는 책은 뭔지 검색도 해봅니다. 그래도 난 책이 너무 싫다! 라고 손사래를 치시는 분들을 위해 준비한 이번 포스팅! 요즘 누가 책만 보러 도서관 갑니까? 일명 놀러가는 도서관, 독특한 책 구경하러 가는 도서관을 모아봤습니다.
기업 아이덴티티를 담은 곳 - 네이버 라이브러리

적어도 여플러분들 중에서는 네이버 모르시는 분 없죠? 대한민국 1등 포털 네이버! 대한민국 대표 IT 기업 네이버 본사에 ‘세상에나’ 도서관이 있습니다. IT 회사에 웬 아날로그 도서관이? 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 직원들만 갈 수 있겠지... 라는 생각도 역시 틀렸습니다. 네이버 사옥 로비에 위치한 네이버 라이브러리는 네이버 직원이 아닌 일반 사람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가 있어요. 이른바 열린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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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네이버 라이브러리는 사옥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로비에 있습니다. 보통 회사들은 이 로비 공간에 유명 미술 작품을 걸어 놓고 철통 보안을 유지하지만 네이버는 달라요. 한 기업의 본진에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라이브러리를 만들게 된 배경에는 네이버의 아이덴티티가 있답니다.

"네이버와 책 모두 지식과 정보, 이야기와 콘텐츠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서로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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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라이브러리는 일반적인 도서관, 서점, 북카페 등을 겸하는 공간입니다. 책은 ´책등´이 아닌 ´책 표지´가 보이도록 꽂혀있고요. 개인이 구매하기에 부담스러운 고가의 희귀 장서도 자유롭게 펼쳐볼 수가 있죠. 그리고 이곳은 조용하지 않아도 되는 도서관입니다. 북적거리거나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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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출처: 네이버 라이브러리
1층은 잡지와 디자인 도서를 구비했습니다. 국내외 잡지 250여 종이 있고요. 이곳의 테마는 거리입니다. 가로수길이나 홍대 길거리에서 쇼핑을 하듯 잡지를 훑어보라는 컨셉으로 공간이 구성돼 있어요. 같은 층에 있지만 디자인 섹션의 컨셉은 다릅니다. 일명 책으로 이뤄진 숲! 1만7000여권 디자인 도서가 가득가득! 2층은 백과사전과 IT 관련 책을 비치했습니다.

이용방법 = 네이버 아이디로 도서관 회원가입하면 신분증 없이도 이용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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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한 끝없는 여행 - 이터널 저니

지난여름 문을 연 부산힐튼호텔. 이 최신식 최고급 럭셔리 호텔의 중심은 의외로 서점입니다. 투숙객이나 호텔 이용객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자유롭게 와서 구경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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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출처: 아난티코브
이터널 저니. 이름처럼 책을 통해 끝없는 여행을 떠나게 되는 신개념 서점입니다. 여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서점과는 조금 동떨어져있어요. 이곳엔 도서 검색대가 없고 베스트셀러와 신간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지요. 서가의 테마는 무려 55가지. 자기계발서는 취급하지 않아습니다. ‘여행’ 섹션이 있고 ‘여정’ 섹션이 따로 있어요. 여행 섹션엔 가이드북이 많고 여정엔 여행 에세이가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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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섹션엔 책 표지가 분홍색인 책들을 모아놓았어요, 여자여자한 취향 제대로 저격합니다. 6개월에 한 번씩 인물 4명을 골라 그들을 주제로 책을 큐레이션하는 공간도 따로 있어요. ‘어른이’들도 좋아하는 그래픽 노블 섹션과 기존 서점에서는 계산하기 전까지는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고가의 디자인서적들도 이곳에선 자유롭게 읽고 바로 구매도 가능해요. 취향이 확고한 사람도 이렇다 할 관심사가 없는 사람도 쉽게 책에 빠져들 수 있는 요상한 공간이네요.



발상 전환의 묘미 - 별마당 도서관

발상의 전환이 이렇게나 중요합니다. 지난 5월 문을 열어 지금은 코엑스몰의 상징이 된 별마당 도서관입니다. 별마당 도서관의 탄생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어요. 때는 2014년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강남 대표 명소였던 코엑스몰은 2014년 말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치고 재오픈했습니다. 노후한 시설을 정비하고 상점도 깔끔하게 정리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차가웠어요. 본래의 것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바뀐 동선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했죠. 장사는 안 되고 사람들의 발길도 점점 줄어들던 때 신세계가 코엑스몰을 인수하겠다고 나섰어요. 그때가 작년 말. 신세계가 ‘스타필드’라는 복합쇼핑몰을 필두로 유통업계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때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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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강남의 한복판 코엑스몰을 인수해 ‘스타필드 코엑스몰’이라고 이름을 바꿨습니다만... 고민이 생겼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엑스몰이 스타필드 코엑스몰로 바뀐 사실을 몰랐어요. 바뀐 거라고는 간판 정도랄까... 솔직히 말해 변화는 미미했습니다. 별마당 도서관이 오픈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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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몰을 인수하고 나서 신세계는 고민에 빠졌답니다. 센트럴플라자 공간 때문이었어요. 층고 15m 가까이 되는 복층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죠. 복층은 접근성이 좋지 않아 공실이 났고, 센트럴플라자에선 간혹 이벤트만 벌였습니다. 신세계는 발상의 전환을 합니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임대료를 포기하고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바꾸자는 아이디어였죠.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머물게 만드려면 뭐가 좋을까 고민한 끝에, 도서관을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그렇게 지난 5월 말 별마당 도서관이 ‘뙇’ 문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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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출처: 별마당 도서관
별마당 도서관은 코엑스 센트럴플라자 중심에 2800㎡ 복층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서가의 높이는 무려 13m! 백미는 저녁시간. 서가에서 은은한 불빛이 나와 공간 전체를 따스하게 감쌉니다. 별마당 도서관에는 총 5만권의 장서를 갖추고 있어요. 1층은 문학과 인문학, 지하 1층은 취미와 실용서. 외국 원서 코너와 유명인의 서재 코너, 아이패드가 비치된 이북 코너, 해외 잡지 400 종의 잡지를 모아놓은 잡지 특화 코너도 있어요.

연중무휴/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합니다.



힙한 도서관의 시작 -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는 힙한 도서관의 시초 격이자 테마 라이브러리의 대표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가장 입장 제약이 까다로운 곳이기도 하죠. 애초에 현대카드 회원만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회원 본인 동반 없이 비회원은 입장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19세 이상, 월 8회로 한정해놓았죠. 까다로운 도서관이지만 누구하나 불만을 제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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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출처: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현재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는 디자인, 트래블, 뮤직, 쿠킹 등 4가지 테마로 각각 존재합니다. 가장 처음 탄생한 것은 2013년 2월 오픈한 디자인 라이브러리. 카드회사에서 왜 도서관을 만들지?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가욋일을 현대카드는 멋지게 성공시켰죠. 장소부터 독특합니다. 종로구 북촌로 에 위치한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한옥과 현대식 건물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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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트래블 라이브러리, 2015년 5월 뮤직 라이브러리, 2017년 4월 쿠킹 라이브러리를 차례로 개장했지요.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강남구 청담동에, 뮤직 라이브러리는 이태원, 쿠킹 라이브러리는 강남구 신사동에 각각 위치합니다. 개인적으로 디자인 라이브러리 건물이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졌어요. 디자인 라이브러리에는 디자인 전문서적 1만5000여 권이 있습니다. 오픈 당시 전체 도서의 70%를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희귀 서적들로 구성했다고 하네요. 뮤직 라이브러리에는 1만 장이 넘는 희귀 LP판이 진열돼 있고요. 쿠킹 라이브러리는 쿠킹 클래스를 겸하는 공간입니다. 2~3층에 요리책을 진열해 놓고 3~4층엔 직접 요리를 할 수 있는 키친으로 꾸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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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출처: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현대카드 회원만 들어갈 수 있는 제한적인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은 점점 늘고 있어요. 연간 네 곳 라이브러리를 찾는 인구가 20만 명 정도랍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는 라이브러리를 가기 위해 카드를 바꿨다는 사람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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