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떨기(펌)

온라인예배는 교회 혁명이다 --- "내가 가는 곳이 교회다"

moonbeam 2020. 4. 10. 11:09

코로나 19의 여파로 생겨난 일이지만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도 있다.

물론 공예배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포세이돈 어드벤쳐'라는 영화가 있다. 거기 보면 전복된 호화유람선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여러 형태의 사람들이 나온다.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출입문으로 탈출하기 위해 거꾸로 뒤집힌 배의 아래로 내려간다.

그러나 주인공인 한 성공회 목사는 반대로 두꺼운 철판으로 막힌 배 바닥면을 향해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갖은 사투 끝에 위로 올라간 이들 중 극소수만 살게 된다. 구조 헬기가 와서 거꾸로 뒤집힌 배의 바닥면 철판을 용접기로 잘라내서 구조한다. 

나는 요즘 불가피하게 시행되고 있는 온라인예배가 마치 그 구조 헬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생사가 걸린 문제에서는 정상적인 출입문이 아니라 때론 용접기를 들고 새로운 문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은 건물 교회 속의 극장식 예배에 익숙해 있다. 그래서 온라인예배란 그저 보조적이거나 부수적인 것으로만 간주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 모든 것을 순식간에 뿌리채 바꾸었다. 이제 온라인예배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것이다. 건물 교회의 입장에서는 하고 싶든 아니든 할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물론 모두 각자의 집에서 계속 가정예배를 해도 될 것이다. 하지만 건물 교회는 그것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만약 매주 예배는 가정에서 하고 헌금은 교회당에 바치라고 한다면 그 역시 점차 우습게 된다. 성전 마당에서 비둘기 팔던 장사꾼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어떤 보수 교단들은 진퇴양란이다. 앞으로 가면 경찰서고 뒤로 가면 파출소다. 그동안 죽기살기로 '주일성수'를 외치다가 이제 와서 "주일에 교회 안 오고 집에서 예배해도 된다"고 말 바꾸기가 너무 민망하다. 반대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극성인데 "무조건 교회당에 출석해야 한다"고 고집피우기도 힘들다.

더구나 많은 교인들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정예배나 온라인예배가 생각보다 그리 나쁘지 않다는 거다. 순수하고 진솔하게 참여한다면 참석자의 숫자나 장소나 시간은 별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그런 소박한 모임에서도 거룩한 예배의 잔잔한 감동을 알게 된 것이다. 직업 설교자가 높은 강단에서 굳이 열내고 소리지르지 않아도 성령께서는 계속 역사하시는 것이다.  

나도 첨엔 온라인예배란 그저 불가피한 경우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상적인 교제와 소통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손을 잡아야 좋은 건 사실이다. 허나 이제 생각이 좀 바뀌었다. 막상 해보니 이게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 그러니 단지 코로나-19란 역병 때문에 마지 못해 할 게 아니라는 거다.

앞으로 어떤 감염병이나 재난이 오든 말든 상관 없다. 공간을 초월한 양방향 소통의 온라인예배는 주일 신앙, 건물 신앙, 그리고 무당 신앙을 타파하는 데에 있어서 이보다 더 좋은 게 없을 정도다. 극장식 예배보다 나쁠 게 별로 없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여자가 머리에 수건을 쓰고 예배해야 하던 초기 사도들의 시대도 아니고 여기저기 물 뿌리며 미사지내던 중세 시대도 아니다.

오히려 글로벌 온라인 시대엔 이것을 널리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는 확신이 든다. 코로나-19는 목회의 페러다임을 송두리채 전복하고 있다. 만일 사람들이 더 이상 교회에 안 오거나 못 오면 거꾸로 교회는 그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거다. 

앞으로 갈수록 사람들은 더 이상 특정 건물을 우상화하며 거기에 모이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 '건물 성전화'란 미신적 약발을 아예 본전까지 끝장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온라인예배를 단순히 편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어주자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반대로 사람들이 교회당을 자꾸 떠나니 비록 내 기호나 취양과는 다소 다르지만 다른 비상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기필코 그들에게 다가가자는 운동이다. 교회당 건물이란 실상 껍데기 교회이고 진짜 알맹이 교회는 거기에 출석하던 성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슨 이유에서든 건물 교회를 떠난 사람들이 있고 또한 그 건물 교회가 버린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온라인예배는 앞으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것이다.

코로나-19는 "내가 가는 곳이 교회다"란 진실을 우리에게 아주 가혹하게 가르치고 있다.

"인터넷 예배를 드린다고 해서 불경건한 것이 아닙니다. 사람 몸이 예배당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우리가 예수님의 성품(진리)안에 들어가고, 그리스도가 내 몸안에 들어와 있어서, 내가 가는 곳이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ㅡ샤론장로교회 노우호 목사

신성남 / 집사,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