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여행 중 장보기

moonbeam 2022. 8. 23. 13:02

여행은 여행이고 장보기는 장보기인데...
나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싶은데 마누라님은 여행 중 시장에 가잔다.
마누라님 뜻을 따라 옛날 상설 시장으로 갔다. 대충 훑어보니 생물 활어 전문 시장.
회를 떠서 먹을 형편은 아니니 마음 속으로는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 
‘빨리 가자, 빨리 가자’하지만 밖으로 쏟아내진 못하고...ㅜㅜ
어쨌든 이리저리 두리번두리번거리다 마누라님이 딱 멈췄다. 건어물 가게 앞...
제법 큰 시장인데 건어물 파는 곳은 한두 군데...용케도 그 앞에 우뚝 선 마누라님...
풀치, 멸치 한 상자씩, 반건조 오징어 한 축과 씹기 위주인 주전부리들...
가만히 있다가 나도 냉큼 하나 집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미역귀다리ㅎㅎㅎ
 
어쨌든 나중에 다듬는 것은 모두 내 차지이니ㅜㅜ...
풀치는 머리와 지느러미 잘라 내고 먹기 좋게 알맞은 크기로 또 자르고...
멸치는 대가리와 내장 떼어 내고...미역귀가 걱정이다.
자연산 미역귀다리...양식은 매끈하고 티 하나 없는데
자연산은 모양도 제멋대로고 이물질도 많이 붙어 있어 다듬기가 쉽지 않다.
매번 하는 일이지만 손톱이 무지 아프다. 맛있게 먹으려면 하는 수 없지 뭐...즐겁게 하자.
그리고 다음에 둘이 어디 갈 때는 시장에는 가지 않기로 미리 약속을 하고 가자.
그런데...
또 가자면 가야할 거 같은 기분이 훅 치고 들어온다...ㅎㅎㅎ

'중얼중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상일 개인전  (0) 2022.09.16
논문 재검증 교수회 입장문  (0) 2022.08.23
김밥꽁다리  (0) 2022.06.23
봄맞이꽃  (0) 2022.04.28
의자  (0) 2022.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