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님은 김밥을 먹을 때 맨날 꽁다리만 먹는다.
예쁜 가운데 토막은 늘 나에게 준다.
나는 마누라님이 나를 위해서
이뿐 것만 골라서 준다고 믿고 있었다.
오늘 김밥을 해놓고 나가시길래
나도 마누라님을 위한다는 생각에
양쪽 끄트머리 삐죽삐죽 못생긴 부분만 모아서 먹었다.
아니!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여지껏 마누라님은 제일 맛난 부분만 먹고 있었구나…
갑자기 밀려드는 배신감…ㅜㅜ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
비가 내 가슴 속으로 퍼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