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에 떨어져 있는 작은 밤송이.
여물지 못하고 일찍 떨어진 허망함, 아픔.
세월호를 타고 가다 들뜬 마음과 함께 가라앉은 아이들.
숨도 못 쉬고 사라진 이태원의 젊은이들.
지하철에서, 공장에서, 택배사에서
열정으로 일하다 끔찍한 일을 당한
청년노동자들.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가 순직한
자랑스런 아들 딸들.
더 좋은 미래를 꿈꾸었을 뿐인데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열심히 온몸을 바쳐 일한 것뿐인데...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열매를 맺지도 못하고
작별 인사도 못하고 하늘로 솟아 별이 되었네.
환한 대낮엔 숨는 별들의 마음을 이제사 알겠네.
밤마다 별들이 총총히 빛나는 뜻을 이제사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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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