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 2

어머니의 장롱

어머니의 장롱을 열고 그 안에 있는 것들을 풀어 헤친다.작은 공책?에 한두 도막 쓴 메모들...가방, 봉지, 보따리마다 어머니의 삶이 쏟아진다.막상 정리하려 하다가 망연자실...그냥 앉아 어지럽게 늘어놓고만 있다.아...이거 오래가겠네...마음이 아린다...어머니를 보내드리는데 좀 오래 걸리겠다 싶어...ㅜㅜ윷놀이 판과, 나무를 꺾어 생김 그대로 잘라 만든 긴 윷과 아주 작은 윷.말판은 예쁜 무늬의 헝겊을 덧대 촘촘한 바느질로 꿰맸네.가장자리도 같은 헝겊으로 깔끔하고 모양 좋게 마무리하고...이젠 명절마다 이 윷으로 재미있게 놀아야겠다...따로 있는 작은 봉지에선 옛날 돈이 몇 개. 실패와 골무 작은 보석?들무궁화와 유관순을 새긴 백 원짜리는 75년 81년인데 내가 쓴 기억도 아련하네...77년 1원짜리..

중얼중얼 2024.10.10

어머니

요즘 장례식장에서는 고인의 영정을 잠깐 마주하고는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척, 친구들과 안부를 묻고저마다의 삶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지는 것이 보통이다.그리고는 그냥 사라져버린다. 마치 한 사람의 삶이 사라지듯...조문객 중에는 어머님을 잘 아는 사람도 많지만 처음 보는 사람도 많다.어머님을 아는 이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려주고 처음 보는 사람들은 어머님을 알게 해주려고어머님의 옛날 사진들과 어머님 옆에서 지킨 102일 동안의 느낌을 모아 탁자마다 두었다.잠깐이나마, 조금이나마 어머님을 기억하게 하기 위해...#장례 #어머님 #영정 #잠깐조문 #기억

중얼중얼 2024.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