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생콩학자 정규화 그는 평생 우리 산하에서 7000여종의 야생콩을 모았다. ⓒ 민병래 정규화는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아파트를 나섰다. 경비 할아버지가 인사를 먼저 건네더니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지금 농사지시는 것 같은데, 나도 오래 농사졌어요. 인자 나이도 자셨는데 차라리 경비 일이 어때요? 제 아들이 시내에서 오락실을 하는데 낮에 관리해줄 착실한 분이 필요하대요. 하루 대여섯 시간 일하고 백만 원 넘게 줄 모양이던데..." 매일 밭에서 일하니 정규화의 몰골은 영락없는 주름투성이 농사꾼 그대로다. 게다가 고무신에 밀짚모자 차림이고 차는 14년이나 된 SM5이니 누가 그를 전남대학교 석좌교수로 보겠는가? 그를 딱하게 본 경비의 권유였다. 전남대 농대 교수인 그는 연구실이 아닌 들과 밭에서 우리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