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메시스

바위

moonbeam 2010. 6. 9. 15:02

바 위

 

바위는 그냥 그대로 바위라 좋다.

 

구태여 교태와 가식으로 꾸미지 않아도

예쁜 꽃과 벗할 줄 알고,

아무런 말도 없이 천 년을 지내왔어도

새의 노래에 화답할 줄 안다.

구름처럼 천만 리 떠돌지 않아도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고,

비와 바람을 맞고 원망도 않고

천둥 벼락도 그대로 받아들인다.

홀로 외로움 속에서 앉아 있지만

다람쥐와 작은 벌레들과도 잘 어울리고

항상 그 자리에 차디찬 모습이지만

따스한 햇볕을 온몸으로 보듬어 온기를 지닌다.

 

바위는 마냥 그대로 바위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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