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창 밖의 매미

moonbeam 2010. 8. 20. 15:03

베란다 방충망에 매미 한 마리가 붙었다.

뜨거운 날에 몸을 식히려고 그런가...

아무 빨아 먹을 것 없는 비정한 망에 달라 붙은 매미.

푸른 나뭇가지에서는 여름을 울어 가을을 부르지만

이제는 그저 매달려 침묵하고 있다.

안쓰러운 마음에 방충망을 툭 쳐서 날려 보냈다.

매미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기에...

 

모든 것은 자기 자리가 있다.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한다.

자리를 잃었을 때 모든 혼란이 온다.

개인도 사회도 제자리를 찾지 못할 때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앞장 선 리더가 자리를 잡지 못할 때

그 여파는 실로 크다.

선생으로서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면

학생들은 우왕좌왕 할 수 밖에 없고,

사회 조직의 수장이 제자리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혼란과 분열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방충망에 붙은 매미를 날려 보내듯

누군가가 툭 하고 쳐 줘야 '아차' 하고 제자리를 인식할 수 있다면,

(하긴 그런 인식조차 한다면 다행이지...ㅉㅉㅉ)

그건 이미 리더로서의 자격을 잃어버린 것이다...

 

매미는 다시 날아 숲으로 돌아가면 되지만

제자리를 잃은 지도자는 어디로 날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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