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지리산 둘레길 1구간 일부

moonbeam 2011. 8. 14. 23:23

8월 12일...아침 일찍 출발해 남원에서 추어탕을 먹고 주천으로 갔다.

지리산 둘레길 1구간이 시작되는 곳...

주천 삼거리에서 농로로 접어드니 도시와는 완연히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느낌.

들머리를 내송마을입구로 잡아 논길로 들어서니 날은 흐려서 건너 산엔 안개비가 내려오는듯.

그래도 앞에 보이는 울창한 송림을 보니 마음만은 맑고 깨끗하기만 하고...

길은 포장과 비포장이 섞여 있고 너른 길이 편안함을 준다.

그러나 구룡치로 오르는 길은 등산코스...

속도를 빠르게 내면 그리 쉬운 코스가 아니니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오르는 것이 상책..

개미정지에 올라 내려다 보는 주천 중심가...(정지는 쉼의 사투리)

읍사무소, 파출소, 우체국 등이 모여 있는 곳이 저만치 보이니 잠시 쉬어감이 좋고...

둘레길 표지판이 곳곳에 있어 번호순대로, 화살표 색깔대로 따라가면 길을 잃을 일도 없고...

아홉마리의 용과 고개...이 이름이 그대로 구룡폭포로 이어지는듯..

뜻밖에도 높은 곳에 깊은 웅덩이도 있고,

곳곳에 묘지들도 있는데 호기심에 사진을 찍었으나 묘비석 사진을 올리는 것은 망자에 대한 도리가 아닐 것이고... 

참 이해하기 힘든 단어...

천천히? 사부작사부작? 조금씩? 여러 생각을 해본다.

사투리로 사무락은 '바람' 다무락은 '담벼락'이라는데... 그렇다면 희망의 담, 소망의 담...

아마도 맞을 것 같다...바로 옆에 꿈을 담은 돌들이 잔뜩 쌓여 있으니...

가볍게 들뜬 마음을 식히려는듯 비는 내리고...

제법 멋지게 휘어 늘어진 소나무...

빗방울이 렌즈에 튀어 멍든 소나무가 되었네...ㅎㅎ

발걸음을 옮겨보니 같은 나무가 또 색다른 멋진 느낌...

일상에서도 어떤 문제에 대해서 한방향으로만 생각하지 말 것...

항상 다양한 방법, 다각도로 살펴볼 것...내 생각에만 사로잡히지 말 것...

자유로운 상상을 할 것...Think outside the Box..

일정때문에 바쁘게, 약간은 숨차게 올라 어느덧 산고개를 벗어나 내리니 너른 마당 앞 소나무 사이로 회덕마을이 보이고...

작은 개울엔 징검다리가 놓여있네...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이지만 그래도 반가워....

큰 길로 나와 이정표를 보니 주천방면에서 내려왔고...

원래 둘레길 코스로는 운봉으로 넘어가야 하고...

길건너에는 큰 정자나무 쉼터가 있고...

벋은 가지는 족히 한 쪽이 20m는 넘을듯....

가까이 가보니 어른 세 명 이상이 둘러야 겨우 맞잡을 것같고...

그러나 내 눈에 뜨인 것은 가지가 서로 붙어 있는 연리지...

보통 연리지라 함은 다른 나무가 하나로 붙은 것을 말하지만

이 나무도 제몸끼리 붙었지만 훌륭한 연리지가 아닐까...

나무의 웅장함과 쉬는 즐거움에 놓치기 쉬운 한 컷...

잠시 쉬고 구룡폭포 쪽으로 가는 길엔 비가 제법 자리를 잡아 내리고 있다...

쉼터가 서너 곳이 있는데 저 나무가 많은 사람을 불러 앉힐듯...

산이 깊으면 골도 깊고, 나무가 크면 그늘도 크다는데...저 주인은 저 그늘 덕을 톡톡이 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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