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생활

moonbeam 2014. 5. 23. 15:10

 

 

 

 

 

 

 

콩제비꽃들...

세월호 참사 이후 근 한 달 동안 그냥 근근이 살았다.

물론 그동안 나의 일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하든지 머릿속을 꽉 막고 있는 것이 있었다.

 

처음엔 놀라움과 슬픔이

절망, 좌절과 탄식으로

그리곤 고통과 분노로 치달아

내 마음속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웃어도 웃는 것이 아니었고

마누라님이 아무리 맛있게 음식을 해서 먹어도 무슨 맛인지도 몰랐다.

이러다가 내가 우울증이 걸리는 게 아닌가 싶었다.

탈출하고 싶었다...

여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실실 웃음을 흘리고 다니며 정신 나간 놈처럼 보여도

콱 잠긴 상태에서 헤엄쳐 나가고 싶었다.

몇날 며칠을 몸부림 쳐서

이제서야 겨우 평온을 가장하게 되었다...

이나마 다행일까...

조금씩 나아지겠지.

이젠 다시 즐거운 나의 일상으로 돌아 가련다...

물론 깊숙히 자리잡은 그 앙금들이야 없어지지 않겠지만

아무것도 없는 척 실실 쪼개며....

비록 앞에 닥친 현실이 결코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할지라도

내가 세상을 선택할 수 없고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그냥 그대로 웃으며 살아 가리라...

그러나 나 혼자만의 기쁨일지라도 철저히 누리며 살아 가리라..

다른 이들의 것은 개무시하면서

여지껏 철저히 무시당했으니 나도 철저히 무시하며... 

 

'중얼중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그친 후 달팽이  (0) 2014.06.11
균형  (0) 2014.06.10
아이들아....  (0) 2014.04.22
아아...산악자전거...  (0) 2014.04.10
반가움...안타까움...  (0) 2014.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