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은? 때이른?
때아닌 개나리가 피었다.
시뻘건 누리의 횡포에
새파랗게 질려 제 살 길만 찾기에 혈안이 된 놈들도 있지만
추워서 곧 떨어질 줄을 알면서도 꽃을 피웠다.
안타깝다? 아니다 애처롭지도 않다.
오히려 무모하다 싶은 그 깨어 있음에 찬사를 보낸다.
송죽만 독야청청한 것이 아니다.
국화만 오상고절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이름도 하찮은 개나리...다 너의 것이다.
추위와 어둠에 몸을 움츠려 죽어 살기보다
죽을 줄 알면서도 꽃을 피운 너의 용기가 부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