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떨기(펌)

거룩한빛광성교회의 새로운 교회 개척 시도에 대한 평신도의 시각

moonbeam 2015. 1. 24. 13:22
2015년 01월 23일에 아래 원문(파란색으로 제목을 쓴 기사) 작성 후 댓글을 달아 주신 분들의 글을 본 후 추가로 가필한 내용
저는 아래의 기사를 작성해서 제가 기자로 섬기고 있는 크로스로에 올리고자 desk에 기고했는데, 약간 부정적인 뉘앙스와 부정확한 data의 언급으로 인해 정식으로 기사화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의 글을 개인자격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이유는 어찌되었든 지금의 한국의 교회 상황에 대해 책임있게 반응하려고 하는 저의 모교회의 노력을 홍보하고, 이 과정에서 제 눈에 비친 아쉬운 면을 함께 공유하여 이후에 모교회나 이 과정을 지켜보는 다른 교회들이 좀 더 하나님의 뜻에 맞게 목회와 교회 분립 또는 교회 개척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많은 분들의 염려를 느끼면서도 올리기로 작정했더랬습니다.
페북의 댓글 중에서 이진오 목사님의 댓글과 목사님께서 제 글을 공유하시면서 목사님의 타임라인에 쓰신 글이 가장 예리하고, 정확히 분석되었고, 실제로 이 분립개척 시도에서 가장 염려되는 내용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비판할 거리는 사실 많이 있죠. 이제 교회도 재벌의 수직계열화를 답습하냐, 광성교회도 본격적인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냐, 새로 분립된 교회 주변의 작은 교회들은 어떻게 하냐, 모교회도 현재 빚이 있는 상황인데 몇 년간 이 빚을 더 떠안으면 다른 사역 특히 구제와 선교, 다음 세대를 위한 지출에 타격을 입히는 것이 되는 것이 아니냐 등 등...) 그런데, 저처럼 이런 식의 교회 개척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내부 성도들의 눈에도 아래 기사 내용처럼 교회의 몸집을 더이상 불리지 않으려고 하고, 빚으로 인해 더 안좋은 꼴을 보일 수 있는 어떤 교회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마냥 크고 편한 것만을 추구하려 드는 일반적인 교인들에게 작은 교회, 막 개척된 교회에서 섬기라는 강권을 하는 거룩한빛광성교회의 담임목사님과 리더들의 노력은 귀하게 여겨집니다. 딱 이정도의 수준이 저희 교회가 감당하고 추진할 수 있는 개혁의 현주소라고 보면 되겠지요. 이진오 목사님이나 저같은 성도들이 열심히 앞에서 개혁을 부르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록 작은 보폭이지만 많은 성도들을 조금이라도 앞으로 걷도록 인도하려는 모교회의 담임목사님과 리더들의 내려놓음과 위험을 감수하시는 헌신은 더 중요한 진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럼, 어차피 여기까지 들어오신 분들은 아래 글도 계속 읽어 봐 주세요...

 

2015년 01월 05일 작성
거룩한빛광성교회의 새로운 교회 개척 시도에 대한 평신도의 시각

<빚 떠안으며 기존 도심 교회당을 매입한 후 모교회 성도들을 분립하여 개척하는 방식에 대한 고찰과 개척 과정의 운영에 대한 평가>

1997년 1월에 설립되어서 18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경기도 고양시의 거룩한빛광성교회(이하 거룩한빛교회)는 설립 18주년을 기념하여 그동안 추진한 15개 교회의 개척 또는 개척 지원과는 다른 방식으로 교회 개척을 준비 중에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일산 신도시 도심권 중 한 곳인 대화역 인근에 세워진 일산명성교회의 구 교회당과 부지를 부채를 떠안는 방식으로 40여 억원에 지난 해에 매입을 완료하였고, 이제 1월 중에 그 교회를 개척할 목회자와 교인들을 모집, 선별, 확정한 후 마지막 주일에 파송식을 갖고, 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개척 교회가 운영된다는 것이다.

거룩한빛교회는 담임목사의 합리성, 개혁성, 청렴성이 돋보이고, 평신도들이 주도하는 다양한 사역 중심의 목회가 성공적으로 교인들에게 정착되어 지속적으로 성도 수와 교회의 재정규모가 커져왔는데, 지난 2010년 주일 낮 예배 출석 성인이 6000명을 넘어설 때까지도 교회 규모를 인위적으로 키우거나 축소하려는 시도는 없었다. 다만 이 과정에 개척 초기의 밤가시 마을에서 현재의 교회당 부지로 2005년 교회당을 신축하여 이전하였고, 인근에 드림학교, 교육관, 비전센터, 새싹교육관, 사회선교관 등을 건축하거나 부지 매입하는 부동산 관련 재정지출은 계속되었다.

2010년을 넘어서면서 담임목사는 더 이상 교회의 규모가 커지도록 방치하는 것은 목회에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문제를 더 많이 야기할 것으로 판단하여 장로회와 기획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교회의 분립 방안에 대한 모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으며, 교회 내 책임감 있는 교인들(장로, 안수집사, 권사 등 항존직 교인들과 목장의 목자, 각 사역팀들의 팀장들)에게 지속적으로 교회의 분립 의지와 현 교회 규모의 지속적 확장에 따른 우려를 피력하였다. 1955년 생으로 2020년에 65세 정년퇴임을 생각하는 담임목사는 자신이 은퇴할 때에, 방만한 교회 관련 기관과 부동산과 부채와 사역을 정비하여 후임 담임목사에게는 빚 없는 상태로 본교회만을 인계하여 과도하게 사역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며, 이렇게 분립된 관계 기관과 형제 교회들과는 네트워크로 협력하는 방식이 좋겠다는 구상도 밝히고 있다.

 

또한 교회 외적으로는 이번에 교회당을 인수하여 개척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다. 먼저, 그동안 개척자금을 받아서 새롭게 교회를 설립하고 개척해 온 사임한 부교역자들의 실적이 매우 부진하여 교회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교회들이 속출하였다. 거룩한빛교회는 교회 개척 때마다 담임목사가 교인들에게 함께 동참할 것을 권유하였으나 그 이상의 조직적인 지원은 없었고, 개척된 교회의 위치도 대부분 기존에 다른 교회들이 많이 있는 지역인 까닭에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현재 한국의 개척교회들이 겪는 어려움을 그대로 겪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두 번째 현상은 일산과 파주 내 교회당을 신축한 많은 교회가 교회당 신축 과정의 재정적 부담을 해결하지 못하여 매물로 시장에 많이 나오게 된 것이다. 사정이야 각 교회마다 제각각이겠지만, 인위적인 교회성장을 위해 무리하여 교회당을 신/증축하였던 많은 교회가 사태해결을 위해 거룩한빛교회에 교회당을 매입할 것을 타진해 온 것이다. 마지막으로 담임목사의 활발한 대내외 사역과, 출석 성인 성도수가 7천 명이 되는 거대교회가 되면서 거룩한빛교회는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 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교회가 되어 버렸으며, 지난 수년간 몇 몇 대형교회의 목회자들의 잘못으로 인해 수치를 당하게 된 대형교회에 대한 이미지를 쇄신해 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한국 대형교회의 개혁 모델로 기대를 받게 되었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상황과 주어진 역할에 대한 대답으로 담임목사는 작년 1년 간 2~3 건의 교회당 매입 건을 교회 내 소수 담당자들을 통해 추진한 끝에 2014년이 지나기 전에 교회당 매입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송구영신예배를 통하여 전교인에게 매입 사실과 향후 한 달간 개척 동참 교인과 개척을 주도할 목회자 선정 절차를 공표함으로써 그동안 당회와 일부 교회 중직자들에게서만 논의되던 교회의 분립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에 본격적으로 돌입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지난 3~4년의 진행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첫째로, 교회 개척 방식의 결정과 진행 과정에서 평신도들의 알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였고, 평신도들의 의견 수렴 및 논의의 장이 너무나 부족했다. 원래 부동산과 관련된 업무는 내부 기밀을 요하는 면이 많이 있다고 하지만, 기존 교회당의 인수와 개척 동참자의 모집 등에 대한 최근의 교회의 결정에 대해 50% 이상의 교인은 처음 듣는 이야기로 인식하고 있으며, 80% 이상의 성도들은 자신과 상관없는 결정과 진행으로 이해하고 있다. 즉, 그동안 교회 내 혼란 방지를 이유로 너무 적은 범위의 교인들끼리만 교회의 분립과 교회당의 인수에 대한 논의와 준비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7000명이 넘는 출석 성도 가운데에 매입된 교회당에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는 것과 관련한 새해 첫 주일의 설문에 1500여 명만이 설문지를 작성하였으며, 그 중에 불과 40여 명만이 개척되는 교회로 옮겨서 1년, 2년 또는 지속적으로 섬기겠다고 답한 것을 보면 전 성도의 공감 속에서 500명 정도를 파송하겠다는 교회의 희망은 단순한 희망으로 끝나버릴 공산이 크다.

둘째로, 이 시대에 필요한 분립개척의 모델을 만들어서 제안한 기획팀의 분립개척안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2012년 말에 당회로부터 분립개척 모델 제안서 작성을 요청받은 당시 기획1팀은 양혁승 팀장의 인도 하에 1년 가까이 국내의 다양한 분립개척 사례를 검토하고, 거룩한빛교회의 역사와 특성 및 시대적 사명과 향후 지속적인 분립 사이클 형성까지 고려한 제안서를 당회에 제출했는데, 그 제안서에는 기존 교회당을 인수한 후 분립 개척을 추진하는 지금의 방식은 고려되지 않았다. 특히 교회당 부지나 건물을 먼저 구입한 후 그 빚을 개척에 참여하는 분립개척교인들이 부담하고, 거룩한빛교회는 그 빚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는 방식은 교회당 부지와 건물이 없는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지향하는 기획팀의 제안서 철학과 정반대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로, 개척의 시기에 대한 아쉬움이다. 교회당 인수가 지난 12월에야 마무리되었다는 것과 1월에 18주년을 맞게 되는데 이를 기념하여 개척한다는 취지 모두 이해는 되지만, 1월은 교회의 모든 사역이 새롭게 시작되는 시기인 까닭에 충분히 신앙적으로, 실무적으로 훈련되어 교회 개척에 헌신할 수 있는 일군들을 따로 세우기가 매우 어려운 시기이다. 이미 중책을 맡아서 각 사역팀과 목장과 자치위원회에서 섬기기를 시작한 교인들에게 교회개척 멤버로 헌신할 것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최소 300명의 성인 성도가 개척에 참여해야만 어느정도 지속적인 존속이 가능한 교회로 분립될 수가 있을텐데, 1부 예배를 마친 후 봉사하는 것과, 1년 또는 2년간 봉사하고 다시 거룩한빛교회로 돌아오는 조건으로 개척에 참여하려는 사람까지 합쳐서 불과 40여 명만이 설문지에 동참 의향을 표했다는 것은 그만큼 교회 개척에 참여할 일군의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어쨌거나 거룩한빛광성교회로서는 40억원이 넘게 들어가게 된 새로운 방식의 교회 개척이 시작되었다. 곧 개척교회의 목회자도 선정되고 개척교회에 동참할 성도들도 어떻게든 모집될 것이다. 부디 이 과정을 통해서 비단 거룩한빛광성교회 성도 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이 무엇이고, 우리는 지금 각자가 선 자리에서 어떤 응답을 하여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묻고 성경 말씀과 기도와 교제 가운데서 그 답을 찾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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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제가 비공식적으로 알고 있는 data를 가지고 글을 쓰다 보니 정확하지 않은 수치와 사실관계가 글 중에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updated된 내용을 윗 글의 하단에 아래와 같이 덧붙였습니다.

2015.01.19 updated 된 내용 : 전날 있었던 파송식을 취재한 CBS에서 방송한 기사 : 한 대형교회의 꾸준한 몸집 줄이기 '분립개척' http://www.nocutnews.co.kr/news/4356333

2015.01.20 updated 된 내용 : 본교회(거룩한빛광성교회)가 기존 교회당을 매입하는데 사용된 비용은 당분간 개척교회가 자립할 때까지는 본교회에서 부담을 지고 가다가 자립 수준이 되면 개척된 교회가 갚아가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2015.01.22 updated 된 내용 : 1월 첫째 주일에 실시한 개척 동참 희망자의 숫자는 무기명 설문 조사 결과 본교회에서 1부 예배를 드리고 개척교회에서 예배를 섬기는 봉사를 하겠다는 봉사자와, 1년 및 2년 동안 파견 형식으로 개척교회를 섬긴 후 본교회로 돌아오겠다는 파견자와 교회를 이명하여 개척교회를 지속적으로 섬기겠다는 이명자를 모두 포함해서 43명이었으며, 둘째 주일에 기명으로 개척 동참자 지원자를 모집하였을 때에는 위의 네 가지 방식 모두 합쳐서 80여 명이 지원서를 제출하였으며, 셋째 주일 저녁 예배 때 있었던 파송식에서는 가족들을 포함하여 130 여 명의 이름이 호명되었으나, 실제로 예배에 참석하여 단상에 오른 파송인원은 대략 50 여명 수준이었습니다. 또한 지난 1월 첫째 주일부터 개척 교회당에서는 기존에 그 교회당에서 예배를 드렸던 성도들과 본교회의 개척위원회를 섬기는 봉사자들과 개척에 동참키로 한 몇 몇 성도님들이 함께 약 50~60 여명이 별도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제 파송식에도 참석한 저도 돌아오는 주일(1월18일) 부터는 "하늘빛광성교회"로 명명된 개척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