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떨기(펌)

어떤 사람들이 목사가 되어야 하는가? --- 김요한 목사

moonbeam 2015. 1. 20. 17:30

 

지금 한국 개신교는 과거 1970년 대 이후 교회를 성장하고 존립시켰던 번영신학과 메가처치 패러다임을 철저하게 폐기 처분 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려울 정도의 상황에 직면했다.
쉽게 말해서 기존의 교회 생태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새로 짜야 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것은 성찬과 성도의 친교가 가능한 규모의 건강한 교회들이 거미줄처럼 네트워크를 만들고 공생-협력하면서 지역을 겸손하고 정의롭게 섬기는 교회 생태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신학교에서 수학한 후에 목사가 되어 교회를 전문적으로 섬기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그런 지식과 능력과 용기가 있는지를 정직하게 따져 묻고서, 긍정적인 대답을 얻고 난 후에야 신학교에 입학해야 한다.
그런 통찰력과 지식과 용기가 없는 사람은, 비록 그가 제 아무리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기도를 많이 하고 교회 일에 열심인 자라 할지라도 신학교 문턱을 넘어서 목사가 되면 안 된다.
모든 시대는 자기 시대에 합당한 패러다임을 갖춘 자를 필요로 한다.
과거 수십년 전, 한국교회가 양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당시에는, 뜨거운 열심과 종교성을 갖고 있는 목사들을 필요로 했을지 몰라도, 이제 그 세대가 만들어 놓은 교회론의 한계와 폐해가 분명해진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답습하는 자가 아니라 그것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이것이 시대적 요청이고, 역사의 순명이며, 성령의 일하심의 증거다.
지금도 한국교회는 교회 일반의 형편에 비해서 신학교가 지나치게 난립하고 있고, 목사가 과잉 공급되고 있다.
이제 예수를 이용해서 자신의 명예욕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 복음을 통해서 생계를 확보하려고 하는 사람, 가슴은 뜨겁지만 지적인 능력이 충분치 못한 사람, 과거의 상처가 해결되지 못한 사람, 세상에 나가서 전투적인 삶을 살 자신이 없어서 교회 울타리에서 어슬렁거리는 사람, 과거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고답적인 사람 등등은 결코 신학교에 입학하면 안 된다.
지역교회들이 급격히 붕괴되고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필연적으로 신학교 지원자들도 줄어들 것이다.
이럴 때 신학교 행정 책임자들과 신학자들이 용기를 내서, 신학교의 문턱을 더 과감히 높여서 제대로 된 학생들을 선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신학교가 개혁되고 그곳에서 양질의 목회자가 배출되지 않으면 한국교회 개혁은 백약이 무효이기 때문이다.
신학생들 숫자가 줄어든다고 해서, 교육부에서 학교 운영에 필요한 까다로운 기준을 요구한다고 해서, 교수들이 자기 밥줄 끊어질까 걱정이 되서, 기준을 낮춰가면서까지 학생 모집에 안간힘을 쓴다면, 자기 시대에 밥벌이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한국교회와 민족의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신학교에서 양질의 학생들을, 한국교회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만큼의 적정수를 잘 훈련시켜서 목회자로 양성하는 데 필요하다면, 신학교 교수들이 먼저 자기 자신의 자리부터 내놓을 각오 정도는 되어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성령께서는 사람의 겉이 아니라 중심을 보시는 분이시다. 우리가 제 아무리 입으로 멋지고 화려한 말을 기관총처럼 내뱉는다 해도, 우리 중심이 깨끗하고 바르지 못하다면, 성령께서는 결코 그 생각과 말을 사용해서 교회와 사회를 바꾸지 않으신다.
하지만 우리가 청결한 양심과 명민한 지성과 정의로운 의식과 함께 작금의 한국교회가 당면한 수많은 문제를 바로 직시하며서 그것을 해결하려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면, 성령께서는 비록 소수라 할지라도 바로 그런 사람들의 삶과 말을 통해서 새로운 역사의 커튼을 열어제끼실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런 목사들, 그런 신학자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그런 삶을 살고자 하는 뜨거운 가슴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로 신학교에 입학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우리는 목사가 없어서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문제인 시대를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