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충남을 벗어나고 전라도로 들어 오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목포를 지나면서는 아예 퍼붓기까지 한다.
마음속에도 마구마구 내린다.
사실 팽목항은 항상 무겁게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
광화문에는 몇 번 나가 봤지만
팽목항은 멀다는 핑계로 한 번도 찾지 못했다.
꼭 가야 된다는 의무감이 무겁게 나를 억누르고 있었다.
가야지...가기는 가야 할 텐데..
딱히 할 일도 없으면서도 가야만 한다는 마음...
이제서야 좀 풀릴 수 있겠나 싶다.
사실 4월 부터 학교 생활은 정신적으로 엉망이었다.
애들을 볼 때 마다 고놈이 고놈인 것 같고..
만약에 내가 인솔교사로서 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수장된 아이들이 내 아이였다면...
내 가족 중 누군가가 그렇게 당했다면...
아무도 없다.
텅 빈 항구.
옆 공터에 아직도 남아 있는 유가족들의 임시거처가 있긴 하지만
들어가서 얼굴을 마주할 용기가 없다.
비가 계속 내린다.
정말 하염없이 내린다.
아...
부끄러움, 미안함, 죄책감....
목이 메인다.
가슴이 먹먹하다.
할 말이 없다.
(2014.01.21)
'우왕좌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천만 2015.01.22. (0) | 2015.01.26 |
---|---|
보성 2015.0121. (0) | 2015.01.26 |
강진 2015.01.21. (0) | 2015.01.24 |
해남 2015.01.21. (0) | 2015.01.24 |
미황사 --- 2005년 2월인데 카페에 있던 거 옮김... (0) | 2015.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