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해남 2015.01.21.

moonbeam 2015. 1. 24. 11:11

비가 와서 계획한 일정을 실행할 수가 없고..

해남은 배추를 먹고 사는 동네이다.

사철 배추를 재배하고, 출하를 한다.

따뜻한 기온 때문에 겨울에도 밭에는 묶은 배추가 있다.

땅은 기름지고 색깔도 벌건 황토흙이다.

그래선지 시내를 벗어난 곳엔 집들도 흙집도 많다.

일단 밥을 먹고...

남도 어딜 가나 흔한 백반.

어느 집엘 가나 대개 6천원인데 반찬도 많고

육해공군이 다 골고루 풍성해서 다들 좋아한다.

산이면에 있는 집엘 찾아 갔는데(옛날에 간 적이 있어서)

국물이 시원(?)해서 맛이 안나고 감흥이 없네.

왜 영혼이 없는 밥상을 내왔을까...이건 아닌데...

매생이국도 그렇고 돼지뼛국, 우거지국도 다 시원하고..

국들만 괜찮았으면 맛집으로 추천할 만 했는데...ㅜㅜ

배를 부르게 한 후에 일단 綠雨堂으로...

집 뒤에 비자나무숲이 있는데

바람이 불면 나뭇소리가 마치 비 오는 소리처럼 들린다 해서

녹우당이라고 했다는 곳..참 로맨틱 하군...ㅎㅎ

녹우당은 해남 윤씨 종택인데

조선시대 문인인 고산 윤선도의 후손들이 지금도 살고 있어서

사랑채인 녹우당 일부만 공개하는 곳.

옛날엔 마루에 걸터 앉아 사진도 찍었었는데,

비도 오는 오늘 같은 날 들어가 비를 그을 수도 없어

가뜩이나 썰렁한 마음이 더 추워진다..

가만히 보니 앞으론 영영 들어갈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에는 보지 못했던 유물전시관을 번듯하게 새로 지었으니

모든 것을 거기서 사진으로만 관람해야 하지 않을까...ㅜㅜ

집 주위의 산책로만 한바퀴 둘러 보고 나오면서

매표소에 항의를 하고 입장료 4천원(4인분)을 돌려 받았다.

 

씁쓸하다..물론 예쁘게 꾸미는 것도 좋지만

낡은 내 생각엔 옛날 그 모습이 더 좋다.

무덤덤하면서도 꾸미지 않는 소박한 옛모습이

잘 정돈되고 가꿔서 화려하고 세련된 지금의 모습보다 훨씬 좋다.

 

 

대흥사...

절마당으로 들어가는 반야교는 참 자연스럽다.

계곡 위에 돌을 쌓고 그 위에 너른 바위를 그냥 얹어 놓았다.

난간도 없이....보면 볼수록 마음에 든다...

신라, 백제 시대에 창건되었고 규모도 크고

일반적 사찰의 가람 배치를 따르지 않아

볼거리도 많은 곳인데...

비가 오니 구질구질하기도 해서 발길을 그냥 돌린다.,.

지겹게 따라 다니는 비가 밉다...

(2014.01.21)

 

원래 예정한 곳 중 못간 곳: 미황사, 두륜산케이블카, 도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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