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괜찮은 목사나 교회를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아무래도 종교담당이기에 교계에 대해 많이 알 거라는 기대감일 겁니다.
특히 개신교인 비율이 높은 한인사회에서 각종 교계 이슈와 논란을 취재할 때면 질문 안에 담긴 그분들의 답답한 심정을 공감합니다.
그만큼 이제는 어느 교회에 다녀야 할지, 어떤 목회자가 신실한지 분간하는 게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럴수록 목사의 설교 능력만 보면 안됩니다. '메시지(설교)'가 평소 목회와 삶에 묻어나는지를 함께 봐야합니다. 그건 걸어온 발자취를 보면 압니다. 행보는 분명한 방향성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물론 설교와 삶이 완벽하게 일치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이기에 때론 실수도, 잘못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사에는 상식과 이성 등 보편적 개념도 존재합니다.
기독교에게 성경은 도덕과 윤리 그 이상의 가치입니다.
신앙의 궁극적 지표는 '예수'인데, 그곳을 향해야 할 발걸음이 성숙의 흔적은 미미한 채 이성과 상식의 궤도를 벗어난 행적이 잦다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아울러 목회자와 교회 리더십의 실제 '선택'을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 설교는 누구나 번지르르하게 할 수 있지만, 막상 선택하는 것들은 설교와 다를 수 있습니다. 선택에는 실질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와 본심이 담겨있습니다. 참과 거짓은 '말'이 아닌 그들의 '선택'을 보며 분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세상 방식 버리고, 예수를 따르라"고 외치면서, 정작 강단 아래서는 다른 기준으로, 다른 선택을 한다면 그건 거짓입니다. 지금은 기독교내에서 인간의 구원과 관련, 가장 본질로 꼽히는 '복음(성경)'마저 얼마든지 종교 사기에 사용되는 시대입니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한 설교의 홍수시대라 교인들도 웬만한 설교에는 감흥이 없습니다. 교회 버전의 기복 설교, 윤리 설교로는 교양 서적 또는 타종교의 가르침과 차별되기 힘듭니다. 교인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목사도 메시지 포장을 그럴싸하게 잘해야 합니다. 그렇다 보니 진짜인 것처럼 행세하는 '가짜'가 양산됐습니다. 삶 따로, 설교 따로인 목사가 많아진 이유입니다.
속아선 안됩니다. 설교를 아무리 잘해도 거짓일 수 있고, 복음을 외치는 것 같아도 '참'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요즘은 설교 잘하는 목사라면 교인이 마구 몰립니다.거기엔 "나만 은혜 받으면 돼", "메시지만 좋으면 돼"라는 극도의 이기심이 숨어 있습니다. 그러한 부류에게는 목사의 실체나, 교회의 방향성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타인과 교계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언변이 부족하고, 목회 스펙이 좀 모자라면 어떻습니까. 이젠 말이 아닌 삶으로 목회를 증명하는 목사가 더 귀합니다. 설교 잘하는 목사 말고, 설교한 대로 살아가려는 목사를 찾아야 합니다. 크고 시스템을 잘 갖춘 교회보다, 성경의 의미를 좇고 그 가치를 실제로 선택해나가는 교회가 좋은 겁니다.
성경도 얼마든지 종교 비즈니스를 위해 쓰이는 무서운 시대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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