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근 한 달 만에 학교 뒷산에 올랐다.
아침 저녁은 선선하지만 낮에는 따갑기만 하다.
오랜만의 만남이라고 천천히 오가며 주위를 둘러 보는데
작년보다 버섯이 많이 없네...
실망하고 아쉬워 하며 막 돌아서는 순간 눈에 띈 노랑망태버섯의 사체...
거의 말라가는 모양샌데 그래도 반갑다.
작년에 여럿을 본 바로 그 어름에 반듯이 누워 있네.
식생은 시시때때로 변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그 자리를 지킨다.
지난해 그 자리에서 만났던 놈들이 보이지 않으면
이리저리 찾고 헤매다 실망도 하지만
어떤 놈들은 어김없이 그 자리나 언저리에 다시 나타난다..
그래서 반갑고 고맙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뭐 그리 내세울 것도 없고 잘 나지도 않았지만
그저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반가운 친구들이 있다.
나름대로 일가를 이루어 자기 생활에 몰두하다 보면
자주 만날 수도 없고 연락도 잘 안 하지만
그저 바람결에라도 그 소식을 듣거나
갑자기 전화 한 통으로 '잘 살아 있냐'한다거나,
'건강하지?'하는 문자 메세지 하나라도 보는 날엔
괜히 고맙고 기분도 좋아진다.ㅎㅎㅎ
오늘은 내가 그런 친구가 되어 볼까?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