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맛 그리고 멋(펌)

거제 시장 권민호

moonbeam 2015. 9. 11. 10:53

"10살 무렵 머슴도 살았고 멸치잡이 배도 탔습니다."

권민호 거제시장의 파격 행보가 거제 공직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권 시장은 최근 시장 수행비서직을 없애고 민원부서로 발령냈다.

시장 비서진 4명 가운데 6급 2명을 인력이 부족한 민원·사업부서로 보내고 부속실엔 7급 1명 등 2명만 지키게 했다.

대신 지역 주요행사 참석 시엔 담당부서 실무자를 대동해 현황을 보고받고 직접 행사를 챙기는 모습이다.

역대 시장들의 얼굴 알리기 행사 참석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권 시장은 "비서가 축사하지 않는데 수행이 왜 필요하냐"라는 견해다.

권 시장은 지난 2010년 7월 당선 직후 집무실을 2층 별도 사무실에서 1층 민원실 옆 개방된 장소로 옮겨 인근 시·군을 당혹스럽게 했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경차를 직접 운전해 출퇴근하고 있다. /신서용 기자

 

또 국장 집무실을 폐쇄하고 대신 해당 주무부서에 국장 자리를 마련했다. 폐쇄한 시장실과 국장실은 보수공사를 거쳐 민원인 대기실과 대민상담실, 소회의실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권 시장은 평소엔 1층 개방형 사무실을 이용하다 중요 외부 인사가 방문하면 접견실을 이용한다.

지난달 중순 권 시장은 수행원 없이 홀로 중앙부처와 업무 협의차 심야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 출장길에 올랐다.

새벽 2시께 서울에 도착한 권 시장은 터미널 인근 단골 찜질방으로 향했다. 이런 권 시장의 서울 찜질방 숙식은 거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직원들의 서울 출장에서 자주 목격됐고, 급기야 재경 향인들 눈에도 띄면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런 소문에 대해 권 시장은 "좀 모른 척 해줬으면 좋겠다. 소문이 너무 부담스러워 모텔 숙박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재선인 권 시장의 이런 행보를 놓고 처음엔 부속실 직원들도 황당해 했다. 예전 시장들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역대 시장들의 서울 출장길은 예외 없이 수행원과 함께 비행기나 관용차를 이용하는 게 통상이었다.

현재 권 시장은 지난해 12월 구입한 경차를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 주말에 열리는 지역 행사에도 자신이 직접 운전해 참석한다.

거제시 한 공무원은 "처음엔 직원들이 시장의 파격적 행보가 얼마나 가겠느냐는 반응을 보이다 지금은 지인들과 점심 약속도 꺼려 구내식당을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지난 2012년 장녀 결혼식을 부속실 직원도 모르게 일가 친척 50여 명만 초청해 치렀다. 같은 해 장인상에도 처가의 양해를 얻어 부조는 물론 화환도 받지 않았다.

권 시장의 권위주의를 벗어던진 행보는 시민에게 더욱 밀접하게 다가가려는 취지여서 전국 다른 지자체에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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