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맛 그리고 멋(펌)

여수~서울 1000㎞ 자전거 타고 기부 캠페인

moonbeam 2015. 9. 7. 08:11

자전거 여행과 기부를 병행하는 ‘원 마일 클로저’를 여는 제임스 후퍼(오른쪽)와 부인 이정민씨. [서유진 기자]

JTBC ‘비정상회담’ 원년 멤버로 친숙한 영국인 탐험가 제임스 후퍼(28)가 오는 13일부터 7박8일 일정으로 전남 여수에서 서울 남산까지 1000㎞를 자전거로 달린다. 여행·기부를 하며 우정도 쌓는 이 캠페인은 ‘원 마일 클로저(One Mile Closer)’로 불린다. 모든 모험은 목적지를 향해 1마일(1.6㎞)씩 성실히 나가는 과정이라는 뜻을 담았다. 여수·남해·밀양·경주·울진을 거쳐 태백산을 넘고 횡성·양평·서울까지 달린다. 지난달 24일 자신의 모험 경험을 담은 『원 마일 클로저』를 펴낸 후퍼와 책을 번역한 부인 이정민(28)씨를 5일 만났다.

 - ‘원 마일 클로저(OMC)’를 소개해달라.

 “OMC는 등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친구들을 기리고 기부금을 모으며 도전의 즐거움을 전파한다는 3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OMC는 2009년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에서 등산하다 세상을 떠난 친구 로브 건틀렛과 제임스 앳킨슨의 도전 정신을 기리려고 시작했다. 이들이 관심을 가졌던 우간다의 나랑고 중고교에 이들의 이름으로 기부한다. 그동안 기부한 1억원의 돈이 밑거름이 돼 현재 이 학교 학생(정원 700여 명)의 학업 성취도는 우간다 상위 30%에 든다. 이번 한국에서 열리는 OMC는 2009년 영국(1600㎞), 2012년 프랑스(1500㎞), 2014년 체코(1700㎞)에 이은 네 번째다. 참가자도 첫 해 25명에서 올해 50명으로 늘었다. 대학생도, 40대 직장인도 있다. OMC 한국 멤버 50명이 있는 단체 카카오톡방은 쉼 없이 울린다. ‘비정상회담’ 전·현 멤버인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 수잔 샤키야(네팔)도 참여한다.”

 - 기후변화를 연구한다던데.

 “호주 울런공대 지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다음 달 남극 근처 푼타아레나스를 거쳐 사우스조지아섬으로 간다. 빙하 중심부를 채취해 기후변화를 연구하기 위해서다. 경희대 지리학과 졸업 논문 주제도 ‘인간 행동이 황사에 미친 영향’이었다. 몽골·한국 등 동아시아 기후변화도 연구하겠다.”

 - 앞으로 꿈은.

 “남을 돕는 모험가다. 2007년 세계 최초로 북극~남극 4만2000㎞를 걷거나 개썰매 등을 타고 13개월간 가는 ‘폴 투 폴(Pole to pole)’에 성공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올해의 탐험가, 영국 최연소 에베레스트 등반 기록도 있다. 하지만 친구를 잃고, 나만 행복하기보다 다른 이에 도움이 되는 도전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뜻 있는 분들과 아웃도어 캠핑 학교를 경기도 등에 열고 싶다. 한국 학생들은 공부는 잘 하지만 위험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 세월호 참사를 보며 학생들이 위급 상황에 대응하는 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글, 사진=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