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낮 예배 설교를 하는데
그동안은 별로 하지도 않던 아멘 할렐루야를 외치고
답하기를 몇 번이나 요구하더니....
한경직목사님의 말을 인용하면서
다음 주 추수감사절 헌금 이야기를 한다.
헌금에 관한 설교는 일년에 딱 한 번만 한다고 덧붙이며...
그 딱 한 번도 안 하면 좋으련만...
한 해를 살아옴을 감사하는 것이니까 평소에 내는 십일조를 헌금하라고...
그리고는 친절하게도
'천원을 내면 천원을, 오천원을 내면 오천원을
만원을 내면 만원을, 십만원을 내면 십만원을...더 할까요?
백만원을 내면 백만원을, 천만원을 내면 천만원을....'
헌금에 대한 가이드라인까지...허 참 듣기 힘들었다.
십일조든 헌금이든 자기가 은혜 받은대로, 감사한 만큼
바치면 되는 것이지 그 액수까지 정해주다니...참 친절하기도 하여라...
십일조라는 것도 구약시대의 것으로
신약시대에 사도들은 십일조에 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헌금이 없으면 교회를 유지할 수가 없다.
하나님께 마음으로, 정성으로 바치는 헌금이 교회에 유용하게 쓰이므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최대한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지
액수까지 정해준다는 것은 본래의 의미를 크게 벗어나는 것이다.
하긴 어느 장로도 주일 예배 회중기도에
'성도들의 지갑을 열게 해주옵소서'라고 기도하고
또 그렇게 기도했다고 자랑까지 하는 지경이니...ㅉㅉㅉ
한국교회가 언제 헌금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오늘도 교회 로비에는 울긋불긋한 색깔의 헌금봉투가 단풍처럼 익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