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며 살기(펌)

대한민국 대체 어디까지 가려고 하는 거야.

moonbeam 2015. 11. 12. 09:01




나는 간호사다님의 사진.
나는 간호사다

제가 84년부터 강의를 시작했으니,
올해로 만 31년째 간호교육자로 종사해온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 김성재입니다.
2년제 학제 신설이라는
이, 말도 안되는 시대역행적 발상이 논의된다는 것 자체에 대해
한사람의 선배로서 후배 들앞에서,
그리고 한사람의 선생으로서 지난 31년간 내가 가르쳤던 제자들 앞에서
그리고 이생에 간호를 만난 것에 열광하고
감사하는 한 사람의 간호사로서
뼈아픈 반성과 깊은 책임을 통감합니다.
여러분,
간호는 힘들고 어려운 허드렛 일이 아니라
자칫하면 생명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발휘해야 하는 일입니다.
2년제가 병원에 들어오면 4년제 간호사들은 손놓고 병원을 떠날 겁니다.
왜냐구요?
제공되는 간호의 질 하향으로 인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의 위협...
그것은 이 인력개편의 결과이겠지만,
우리 간호사들에게는
이는 더이상 사명감으로 헌신해야할 필요성이나 당위성을 가질 수 없게 만들테니까요.
다시 말해서
우리 스스로가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절하 평가받고,
전문직 간호사로서의 자긍심을 잃고서는
이 일은 할 수 없는 일이고
제대로 할 수 없다면, 해서도 안되는 일입니다.
우리의 이 2년제 반대 저지 노력이
직역간의 밥그릇 챙기기로 보이는 사람은
이 일을 병원 운영자 관점에서 보거나, 매우 정치적인 관점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의료법개정안을 만든 이들에게 질문하고 싶습니다.
정작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게 닥칠
태어남과 늙음과 병듦과
죽음 곁을 누가 지킬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고?
그리고 그 위중함을 누구에게 기꺼이 맡길 거냐고?
저는 이 개정안의 배후에서
비싼 의료기기, 진료비, 장비, 약값에 큰 비중의 재원을 할당하고
인건비 싸구려로 취급하여 비용을 적게 할당하는
건강보험, 건강정책, 정부, 병원이 있고,
대학생 정원이 감축되는 추세에 따라
2년제 간호관련 인기학과를 만들어서 계속 장사하려는
사립전문대학 오너의 로비가 있을 것이라는 짙은 혐의를 느낍니다.
전국의 병원 간호사들이여.
전국의 보건소 간호사들, 학교 보건교사들, 산업장 간호사들이여...
자, 다 손놓고 다 나오십시오.
여러분이 보람과 만족으로 일해야만 대상자에게서 간호의 본질이 실질적으로 구현됩니다.
여러분이 행복해야만 우리의 대상자가 행복합니다.
지금은
여러분이 얼마나 중요하고 절실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여러분의 전문성이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실제로 알릴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다 손놓고 다 나오십시오.
2년제 학제 신설이 완전히 폐기되는 그 날까지 갑시다.
2015년 10월 30일 서울대학교 간호대학장 김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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