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떨기(펌)

2013.11.27. 한기총 성명 --- 임두만 페북

moonbeam 2015. 11. 27. 08:09

정말 왜들 이러십니까?

저는 기독교 신자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소속 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지 어언 45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같은 교단의 교회를 다닙니다. 그동안 저는 제가 속한 교단의 몇몇 목사님들이, 또 다른 교단의 일부 목사님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그로 인해 기독교를 개독이라고 칭하는 반 기독인들이 세를 불려가는 것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예수를 통한 기독교의 구원교리를 단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는 신자입니다.

그런데 어제와 오늘 각 언론에 보도된 한기총의 성명을 보면서 이 성명을 내신 목사님들이 정말 제가 믿는 예수님을 똑같이 믿는 분들인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래는 기독교 인터넷신문인 뉴스엔조이의 기사 일부입니다.

 

[한기총은 박근혜 대통령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이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행동은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한기총은 "박근혜 정부는 출범한 지 1년도 채 안 되었는데도 수많은 외교 정상들을 만나 역대 대통령 중에 국가 신임도를 가장 높혔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러한 대통령에 대하여 국민 전체가 한마음으로 성원하고 협력하는 것이 국민 된 도리가 아닌가"라며 박 대통령을 응원했다.]

 

한기총의 정식명칭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입니다. ‘한국기독교목회자총연합회’가 아니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입니다. 그렇다면...한국에서 기독교를 믿는 신자들은 모두 회원일 것입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저 성명서 내용에 동의하지 않은 기독교 신자들은 어찌해야 합니까? 개인의사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탈퇴가 가능하기나 한 것입니까? 저 성명의 내용에 동의하지 않은 신자들은 한국에서 기독교 교회를 다닐 수 없는 것입니까? 자신의 종교를 버리고 개종이라도 해야 하는 것입니까?

 

작금 교회는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우려들을 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몇몇 교회를 빼면 유초등부 중고등부 대학청년부가 명칭만 존재할 뿐 유명무실해지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를 둔 부모들이 주일날 교회보다는 과외나 학원을 더 중시하는 풍조 때문에 담당 교역자들이 이런 아이들을 책망도 할 수 없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교회의 특별행사인 여름성경학교 기간을 정하는 것도 학교방학과 학원방학의 틈새를 이용해야하는 지경까지 몰리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위기는 이처럼 말뿐이 아니라 실제현상입니다.

반면 천주교는 젊은이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같은 기독교인데 천주교는 개신교에게 비춰진 ‘개독’의 범주와는 전혀 다른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이 땅에서 천주교 신자가 개신교 신자를 능가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혹여 목사님들은 이런 예측을 전혀 얼토당토않은 예측이라고 생각하고 계시는 것 아닙니까?

 

예수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평신도가 목사님들에게 예수님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성경에서 예수님이 권력자가 잘 되라고 기도했다는 구절은 찾지 못했습니다. 예수님 시대의 권력자는 로마황제와 해롯왕, 그리고 그 권력에 복무하는 종교권력자들인 대제사장과 서기관들...

세례요한은 헤롯왕의 비윤리적 태도를 지적하다가 잡혀 옥에 갇혔고, 끝내 해롯왕과 비윤리적 관계가 된 애첩의 요구로 목이 잘려 죽었습니다. 예수님은 로마황제 가이사를 부정하진 않았으나 그가 잘 되라고 기도하신 일도 없습니다. 반면, 그 부정한 권력에 복무하는 종교권력자들을 향해서는 준엄한 질타를 했습니다.

이는 예수님만이 아닙니다. 성경 곳곳에 기록된 선지자나 예언자들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사무엘은 사울왕을, 나단은 다윗왕을, 엘리야 이사야 에레미야 에스겔 할 것 없이 권력자의 일탈을 지적하고, 권력자가 여호와 안에서 여호와의 명령에 따라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선지자들은 국론분열을 염두에 두고, 권력자 편을 든 적이 없습니다. 권력자의 반대파를 질타한 적도 없습니다. 특히 여호와를 인정하지 않은 권력자를 위해 기도한 기록은 성경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예수님도 바울도 구약의 선지자들도 모두 하나님 편에서 하나님과 배척되는 권력자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핍박을 당하고 죽임도 당했습니다.

 

저는 천주교의 교리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교황의 ‘황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프로테스탄트 교리 자체가 ‘대언’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그에 대한 ‘도그마’가 저의 인식을 감싸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만이 유일한 ‘대속’일뿐 사제를 통한 ‘대속’은 아니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신부, 주교, 추기경 등의 성직은 개신교의 각 교단이 스스로 안수하여 주는 목사라는 성직보다는 ‘성직자로의 신분’은 더 인정합니다. 그리고 이는 아마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목사들을 배출하는 개신교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작용한 때문일 것입니다.

 

‘교권’이라는 맘몬 때문에 교단은 무수히 분열하고, 이렇게 분열된 교단들은 또 분열 즉시 변두리 한 쪽에 신학교 간판을 건 뒤 그곳에서 목사들을 양산하고, 그렇게 양산 된 목사들 머릿수가 교단의 세력이 되는 현실....이 목사들 머릿수와 교회의 숫자가 많으면 교단세가 큰 것으로 인정받는 세태....

결국 이런 방식으로 급조된 목사들은 또 자신의 ‘성공적 목회’를 위해 제대로 된 가르침이 아니라 ‘교회성장’이란 목표만을 위해 돌진했습니다. 그래서 언제인가부터 교회에서는 예수님, 하나님, 성령님, 구원, 천국, 지옥, 사랑, 봉사, 섬김보다는 ‘축복’ ‘부자’ ‘성공’ ‘십일조’만 천착하는 기복종교로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기복종교의 끝이 이제 권력에도 순응하고 권력자에게 축복기도를 하는 상태까지 나간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이러한 현재의 상황이 극심한 육체적 핍박과 강압을 이기지 못해 ‘신사참배는 우상숭배가 아니다’라는 해괴한 논리로 신사참배를 허용한 일제 강점기 말의 기독교 상황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지금 기독교 지도자를 자처하는 목사님들에게 누구도, 어떤 권력도 육체적 고통을 주는 핍박을 하거나 교회나 예배당 폐쇄 같은 강압적 순종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권력에 취해 그 권력을 더 향유하고 싶어서 예수님의 가르침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보일 뿐입니다. 그래서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아니 예수님의 종임을 스스로 자처하시는 목사님 여러분, 하나님 백성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가 구원자이며 대속자임을 인정하지 않는 권력자의 성공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성경적으로 정말 옳습니까?

제가 읽은 성경 속의 선지자나 예언자들은 권력자가 여호와를 인정하지 않으면 목숨을 걸고 대항했으며 여호와의 가르침대로 따르지 않으면 목숨을 잃더라도 직접 질타까지 서슴치 않았습니다. 지금 한국의 기독교 지도자로 자처하시는 목사님들 중 이런 분이 있을까요? 그러니 이미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이라도 계셨으면 하는 아쉬움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혹여 이런 세태가 천주교를 인정하지 않는 개신교 목회자로서 부끄럽지는 않으십니까? 목회자도 아니고 장로도 아닌 정말 평신도인 저는 보기에도 안타깝고 세상 사람들에게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정말 왜들 이러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