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여의도 모임에 나갔다가
김유철이 전립선암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조금 늦게 나타난 그의 얼굴이 핼쓱하다.
담배는 전혀 피우지도 않고
술 취한 모습도 보이지 않던 그였는데...
항상 사리가 분명하고 치우침이 없는 사람.
ROTC 공수부대 장교 출신.
체육과이면서 말끔한 신사.
절대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쓴소리도 못하는 사람.
작은 아버지 빚보증 섰다가 십 년 넘게 그 빚을 다 갚은 사람.
항상 묵묵히 주어진 일에 충실한 사람...
자기 성격대로 성실히 치료에 임하면 충분히 나으리라 믿는다.
아...기억나는 일화 하나...
내가 학년부장 할 때 설악산으로 수련회 갔었지.
비가 오락가락 해서 비닐로 만든 우비를 애들에게 하나씩 나눠 줬는데
힘들고 지친 애들은 마구마구 벗어서 던졌고...
나는 맨 앞에서 이끄느라 못 봤지만 얼마나 흉물스러웠을까...
그것을 일일이 다 주워서 내려왔었지...
그처럼 책임감도 강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