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세배

moonbeam 2016. 2. 11. 08:22

마석 장인어른께 세배를 드린다.

기미년 생이시니 올해 아흔 여덟인가...

작년 설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으시고 절을 받았는데

올핸 그냥 평상복 차림이시다.

세배를 하고 음식상을 앞에 놓고 우리는 왁자지껄 시끄러운데

당신은 소파에 조용히 앉아만 계신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온다간다 말씀도 없이 방으로 들어 가신다.

있어도 있지 않은 존재...

아버님의 존재가 그렇게 되어 버렸다.

젊은 날의 그 카랑카랑함, 순간적인 호통...

모두다 옛날 일일 뿐이다.

참...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

나도 얼마 후엔 이렇게 될텐데...

무의미한 존재가 되긴 싫다.

정신 똑바르고 육체 내맘대로 할 수 있을 때 깔끔하게 가는 방벙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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