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에 무언가 두고 온 것 같아 찾아갔습니다.
잃어버린 시간도 만나도, 버렸던 과거와도 마주치고,
잊었던 사람의 손도 마주 잡았습니다.
야트막한 지붕과 어깨동무하고, 담벼락에 달린 창들과 얘기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이리저리 헤매고 휘젓다가 길을 잃었습니다.
세상으로 나가는 길이 보이지 않아
하얗게 비어버린 머리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그대로 주저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좁은 골목 저 끝에 보이는 화살표.
큐피드의 화살보다도 더 달콤하고 빛나는 화살입니다.
누군가 방황할 것을 미리 생각하고 그린 화살표. . .
다른 이를 위한 작은 마음,
보이지도 않는 투박한 손이 나를 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