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떨기(펌)

"한국교회, 스스로 질문하고 고민하는 신앙 필요" --- 중앙루터교회 최주훈 목사

moonbeam 2017. 10. 12. 10:31


[파워인터뷰; 중앙루터교회 최주훈 목사]개신교는 소통의 종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일이 보름정도 뒤로 다가왔다. 최근 <루터의 재발견> 책을 출간한 중앙루터교회 최주훈 목사를 만나 오늘의 한국교회 현실에서 종교개혁 정신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눴다.



교회안에 종교개혁 정신 살아있는지 고민

권; 목사님 반갑습니다.

최; 네, 안녕하세요?

권; 한국루터교회의 모교회죠, 중앙루터교회 담임이신데, 종교개혁 5백주년을 맞이하는 심정이 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최; 네, 맞습니다. 5백주년이니까 다음 5백주년은 제가 살아생전에는 알 수가 없죠. 그런데 이제 저는 이 5백주년을 맞으면서 역사적인 시점이긴 한데, 두 가지 마음이, 양 갈래의 마음이 들어요. 하나는 ‘참 좋다’라고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아프다’ 하는 것인데, 한국교회 현실을 보았을 때 5백년 전에 종교개혁자들이 우리에게 남겨줬던 그 기상, 정신, 삶의 자세가 과연 지금 우리 개신교 안에 있는지 좀 굉장히 고민스러운 시점이긴 합니다.

권; 얼마 전에 <루터의 재발견> 이 책인데요. 이 책을 내셨는데, 어떤 측면에서 우리가 루터를 재발견해야 합니까?

최;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루터의 재발견이라고 하는 것은 5백년 전의 루터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역사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거울이거든요. 그래서 이 거울을 통해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좀 돌아봤으면 좋겠어요.

‘개신교인’ 그러면 보통 우리가 ‘프로테스탄트’라고 하는데, ‘프로테스탄트’라는 말 자체가 ‘저항’이거든요. 이 종교개혁자가 말하는 그 ‘저항’이라고 하는 것은 ‘권위에 대한 믿음’을 ‘믿음에 대한 권위’로 바꿔놓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저는 이 책에서 하나님 말씀을 가지고 현실을 직시하고, 질문하고, 저항하고, 함께 하나님의 뜻을 가진 사람들이 소통하고, 새로운 공동체,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나라, 우리가 교회의 모습을 되찾는다고 하는 그 네 가지 핵심으로 이 책을 구성을 해봤습니다.

개신교는 소통의 종교...게토화되면 안돼

권; ‘개신교는 소통의 종교다’ 이렇게 지적을 하셨는데, 그 종교개혁으로 탄생한 개신교가 소통의 종교라는 건 어떤 뜻입니까?

최; 일단 루터가 어떤 사람인지 말씀을 잠깐 드려야 될 것 같아요. 왜냐면 중세가 우리가 보통 암흑기라고 이야기하는데, 부패한 시대에 교회를 비판하던 지성인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터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기가 가진 그 지식을 가지고 성서의 말씀 이런 것을 하나님 말씀에 사로잡힌 그 양심을 가지고 지식인들에게는 라틴어로 이야기하고요. 그리고 그 똑같은 이야기를 대중들에게는 그 당시에 속어라고 이야기했던, 저급한 언어라고 이야기했지만 위와 아래를 함께 아우르는 작업을 했던 사람이 바로 루터입니다. 이런 소통의 최대의 결과물이 어쩌면 성서번역으로, 독일어 성서번역으로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권; 그러니까 개신교 정신에서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소통을 활성화해야 한다?

최; 네, 맞습니다. 교회도 역시 마찬가지로 교회라고 하는 곳은 개신교의 태생적으로 본다면, 교회가 게토화되거나 폐쇄적으로 되는 것이 절대 아니거든요. 루터가 역사 속에서 계속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교회라고 하는 것은 세상 안에서 소금처럼 살고, 이웃과 함께, 그리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서 사는 것이 교회다 하는 것을 역사 속에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헌금은 이웃을 섬기기위해 사용해야

권; 책에 보니까 열쇠 세 개가 달린 공동금고 이야기가 나옵니다. 개신교의 헌금 정신을 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란 생각이 드는데, 설명 좀 해주시겠습니까?

최; 1523년도에 루터의 공동금고라고 하는 것이 등장을 해요. 굉장히 좀 원시적인 형태이긴 한데, 열쇠가 세 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세 개를 교회 목회자 대표 하나, 평신도 대표 하나, 그리고 또 하나는 시민사회 대표 하나 이렇게 해서 이 세 개가 한꺼번에 돌려져야만 금고가 열리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안에 그 기금들, 그 돈들이 어디에 쓰이냐면 교회 자체 내의 어떤 경상비로 쓰이는 것이 아니고 제일 먼저 그 지역에서 재난당한 사람, 그리고 가난한 고아와 아녀자들을 위해서, 그리고 또 학교를 세우는 데에 쓰였던 것이 이 공동금고의 모습입니다. 나중에 이제 루터가 이것을 조금 더 확장을 해서요. 지금 역사적으로 보자면, 디아코니아 정신에 가장 모태가 되는 것이 이 1523년의 루터의 공동금고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권; 헌금을 우선적으로 이웃사회,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데에 사용한다.

최; 맞습니다. 헌금뿐만 아니고, 교회라고 하는 곳 자체가 교회 교인들끼리의 이너서클이 아니고, 함께 살아간다는 거죠.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는데, 그 창조 세계 안에서 조화, 질서 안에서 교회에게 맡겨둔 소명들이 있다는 거예요. 그 소명은 우리 이웃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 폐쇄적인 게 아니죠, 절대로. 개방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 안에서 이야기하는 핵심입니다.

권; 종교개혁 5백주년, 한국교회가 가장 명심하고 노력해야 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목사에게 맡겨놓은 신앙' 탈피해야

최; 이것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사실. 어려운 질문인데, 제가 어디를 가더라도 꼭 말씀을 드리는 것은 두 가지를 이야기해요. 하나는 질문하는 신앙인이 되어라 우리가 질문거리를 갖는다는 것, 그것은 새로운 미래를 향해서 나아갈 수 있는 첫 번째 발걸음이 되거든요. 그래서 루터도 역시 그런 질문을 가지고 시작했던 사람이고...

두 번째로는 우리의 신앙이라고 하는 것이 개인의 신앙이 아니고 이게 좀 확장돼서 좋은 신앙이라고 할 적에 한국교회에서는 목사에게 맡겨놓는 신앙을 좋은 신앙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종교개혁 신앙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내가 스스로 성경을 읽고, 스스로 고민하고, 스스로 실천하고, 그 실천하면서 함께 공동체의 손을 맞잡고 움직이는 것. 이것이 개신교 신앙이거든요. 이런 누구에게 맡겨놓는 신앙이 아니라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스스로 고민할 수 있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신앙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권; 아주 중요한 지적의 말씀입니다. 목사님께서는 CBS TV가 종교개혁 5백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특집 다큐에도 출연하셨는데,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CBS종교개혁 특집다큐에도 출연

최; 이번에 3부작으로 해서 ‘다시 쓰는 루터로드’라는 이름으로 나가게 됩니다. 출연진은 네 명이서 같이 나가게 되는데요. 기존의 종교개혁 신학, 역사, 이런 거하면 굉장히 어려운 걸로 많이들 생각을 하세요. 그런데 이것을 여행 다큐, 로드 다큐, 또 역사, 문화, 그리고 삶의 모습들, 약간의 예능도 거기에 들어가고요. 그래서 이 성경에 나와 있던 그 말씀과 종교개혁 정신이 또 어떻게 이어지고, 또 한국사회에 한국교회에 어떤 이야기를 던져줄 수 있는지 좀 고민거리를 던져 줄 수 있는 게 이번 다큐 프로그램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권; 기대가 되는데요. 마지막으로 종교개혁지 현장을 직접 다녀보시고, 또 한국교회에 대해서 말씀하고 싶은 느끼신 점이 있으실 것 같은데 좀 말씀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최; 역사를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교회라고 하는 것은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건 아닙니다. 역사를 통해서 우리가 왔기 때문에 한국교회도 역시 우리의 역사를 좀 더 위쪽으로 좀 더 돌려서 역사 속에서는 어떻게 우리가 살아왔고, 또 성경에서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하는 것들이 우리가 좀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권;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최;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