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좋은 새동무가 생겼다.
옛날엔 앰프 따로 튜너 따로 턴테이블에
엄청나게 큰 스피커까지 일습을 다 갖췄다가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해 몽땅 다 버렸다.
그래도 낡았지만 LP는 그냥 지니고 있었다.
지켜 보기만 해도 음악이 흘러 나오는 느낌...
그 느낌이 좋았고 그래서 버리지 못하고 끼고 살았다.
이사를 하고 나서 묵은 LP들을 정리하다가
이놈들이 치는 아우성을 못 본 체 할 수는 없어서
일체형으로 된 작은 턴테이블을 하나 구했다.
물론 요즘 매니아들이 많이 하는 진공관앰프에다
수제 스피커는 엄두도 못 낼 형편이라
그저 갈증이나 덜자고, 목이나 축이자고...
생김새도 옛날 느낌에 요란하지도 않아 편안해서 좋다.
FM도 나오고 CD에다가 카셋트 기능도 있다.
더 신통한 기능은 FM이든 LP든 CD든 재생하면서
자동으로 MP3로 변환되어 USB로 녹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니 얼마나 놀라운가.
(정말 참 신기하다.)
아무튼 이놈을 맨날 끼고 산다.
오래 묵어 너덜거리는 쟈켓을 손질하고
한 놈씩 빼내 인사를 나눈다.
낡은 LP들은 오랜 기간을 내버려 둬 원망도 많았겠지만
그래도 반기는 얼굴이 눈에 보이고
조용하게 때론 격하게 환호하는 소리도 들린다.
깊어가는 가을, 참 편안한 새동무를 맞아
매일매일이 새롭고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