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애가 출근하면서 현관에 휴대폰을 두고 나갔다.
아마 신발 신느라 놓았다가 그냥 잊어버린 모양이다.
젊은 애들인데 꼭 무언가 빠뜨리고 다닌다.
나갔다가 문을 열고 다시 들어 온 게 부지기수다.
애들이 왜 그럴까...
아침 댓바람에 100m 달리기를 했다.
집에서 입는 반바지에 민소매 셔츠를 걸치고 지하철역까지 죽어라 뛰었다.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보는 것 같다.
뭐 아무렴 어때 아침 운동 나온 할밴 줄 알겠지.ㅎㅎㅎ
승강장까지 내려가 겨우 만나 전해줬다.
그냥 안 가지고 가려 했단다. 다시 올 수도 없고 해서 그냥 포기했겠지.
없으면 네가 불편한 게 아니라 우리가 불편하니까 그렇지...
저녁에 우유와 할머니 빵 사오라고 할 때 요긴하게 연락했다.ㅎㅎㅎ
휴대폰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
나날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기계문명이 우리의 삶을 바꿔 버렸다.
아날로그 세상이 그립다. 아마 우리 세대는 대부분 옛날이 그리울 것 같다.
좀 천천히 가자...
특히 요즘 같은 살인적인 더위엔 격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한자리에 머물고만 싶다.
가만히 누워 있는 내 위로 세상은 더욱 빠르게 변해만 간다...
어지럽다. 더위 먹어 빈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