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밭일

moonbeam 2020. 5. 27. 16:17






밭에 나오면 그저 편안하고, 약간 들뜨면서도 착 가라앉는 기분이 참 좋아.
며칠 비님이 계속 내려와 땅도 촉촉하고
요놈들도 얼굴을 몰라보게 엄청 솟구쳐 자랐네.
잎이 무성하게 다 자란 열무는 한 이랑 다 뽑고...
알타리는 아직 영글지 않았네. (솎을 때 더 과감하게 솎았어야..그래야 남은 놈들이 더 튼튼하게 자라는데...아까워 다 솎아내지 못한 어설픈 농부의 때늦은 반성.ㅜㅜ)
고추, 가지, 토마토 사이에 뿌린 아욱과 근대도 잘 자라 대충 솎아 내서 다듬고...국 끓여 먹어야지.ㅎㅎㅎ
오이 호박엔 웃거름 퇴비 듬뿍 얹고(크~~~냄새)
열무 뽑은 이랑엔 퇴비 뿌려 삽으로 힘차게 갈아 엎고...
고추 완두콩 줄 잡아 주고...
고추 가지 오이 호박 토마토 순 치고...
갈아 엎고 퇴비 얹은 놈들 물 쫙 뿌려 주고...
잎을 갉아 먹던 달팽이들이 갈 곳이 없어 방황하네...우짤꼬...
열무잎 좀 던져 주었으니 좀 먹고 기운 차려 남아 있는 옆 작물로 옮겨 가겠지...

아침부터 한나절이 훌쩍 가네...
삽질 한 이랑 하고 줄 매고 퇴비 얹고(한 이랑 뿌리는 건 자루 째 죽 훑어 뿌리면 되는데 망 쳐놓은 오이 호박 퇴비 얹기는 포기마다 하나하나 쪼그려 앉아 옮겨 가며 해야 하니 고거이 되구먼)...
고거 쪼끔 혔다고...아이고 삭신이야...
인자 육체 노동이 힘드니 우짤거야...

몸보신 하자고 탕 한 그릇 묵고 들오니 오늘 하루가 다 가네...
인자 며칠 후나 담 주에 가서 알타리 뽑고, 또 밭 갈아 엎고 열무 씨 뿌리고...
비도 충분히 왔으니 며칠은 쉬겠네ㅎㅎㅎ
아...마구마구 올라 온 상추는 뜯어서 나눔 좀 했으면 좋겠는데...
허리 굽혀 쪼그려 앉아 뜯기는 힘들고 하니
아무나 연락되면 와서 좀 뜯어 가라구나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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