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기 2

놀이

경의로 산책길(김소진로)에 놀이그림이 있다. 아...언제였나.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든지 구멍을 파든지 줄을 긋고 뛰놀던 때가... 12월...이맘때면 늘 세월이 빠르다는 걸 깊이 느끼게 된다. 자꾸 뒤돌아보게 되고... 여지껏 살아오면서 알고 만나고 지내왔던 얼굴들이 떠오른다. 만나서 얼굴 맞대고 싶다. 내가 사라지기 전에 그들을 모두 한 번씩 만나고 갈 수 있을까... 삼각형을 그려 구슬치기도 하고, 사방에 구멍을 파고 넣은 구슬을 끌어내기, 줄 긋고 비석치기, 자치기, 말뚝박기, 여자애들 고무줄 끊고 도망가기 등 겨울이면 목에 때가 새까맣게 끼어도 아랑곳 않고 손등은 다 터서 갈라져 피가 나는 동무들도 있고... 그래도 참 즐겁고 재밌기만 한 나날들이었지... 여지껏 살면서 알고 지내왔던, 이름과 얼..

중얼중얼 2021.12.09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꽤나 시끄럽다. 비를 맞이하러 나와서 흠뻑 적시고 머금는다. 춤추며 내리는 비는 나를 둥둥 띄워 옛날로 흘려 보낸다. 걷는 내내 개구쟁이들은 옆에서 뛰며 놀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간다. 따다닥 따다다닥 소리는 옛날 대나무 자루에 비닐을 씌운 우산을 떠올리게 한다. 약한 비닐이 찢어지면 다 걷어버리고는 대나무 작대기로 칼싸움도 하고 야구 배트로 공을 날리기도 한다. 살이 달린 뭉툭한 부분을 떼어 버리고 자치기 할 때도 썼지… 사람도 없는 너른 공원에서 옛날 어린 동무들을 만나서 비맞은 새앙쥐가 되어 마음껏 뛰논다. 아랫도리는 다 젖었지만 기분은 비구름 위 햇빛 쨍뺑한 하늘로 솟아 올랐다.ㅎㅎㅎ (20210831)

중얼중얼 2021.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