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꽤나 시끄럽다.
비를 맞이하러 나와서 흠뻑 적시고 머금는다.
춤추며 내리는 비는 나를 둥둥 띄워 옛날로 흘려 보낸다.
걷는 내내 개구쟁이들은 옆에서 뛰며 놀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간다.
따다닥 따다다닥 소리는 옛날 대나무 자루에 비닐을 씌운 우산을 떠올리게 한다.
약한 비닐이 찢어지면 다 걷어버리고는
대나무 작대기로 칼싸움도 하고
야구 배트로 공을 날리기도 한다.
살이 달린 뭉툭한 부분을 떼어 버리고 자치기 할 때도 썼지…
사람도 없는 너른 공원에서 옛날 어린 동무들을 만나서 비맞은 새앙쥐가 되어 마음껏 뛰논다.
아랫도리는 다 젖었지만 기분은 비구름 위 햇빛 쨍뺑한 하늘로 솟아 올랐다.ㅎㅎㅎ
(2021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