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메시스

옛사랑

moonbeam 2008. 9. 27. 10:11

뙤약볕이 내리쬐는 오후.

난지 캠프장을 지나 행주 쪽으로 걸어가던 도중

강가 나무 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오후의 비낀 볕은 강물을 반짝이게 만드는데,

어디선가 살이 통통한 비둘기 한마리가 먹이를 쪼으며 다가온다.

내가 지켜보는 것도 모르고 살금살금 다가온다.

짝사랑하는 여인네를 훔쳐보는 애틋하고 아슬아슬한 마음졸임...

그녀는 나를 모르니 전혀 의식하지 않지만

나혼자 괜히 얼굴이 달아 오르고 가슴이 뛴다. 

나를 꼼짝도 못하게 만들고 저는 제 할 일을 다하고는

그만 뒷모습을 보이며 제 맘대로 훌쩍, 그러나 조용히 떠나고 만다. 

 잠깐 만난 비둘기는 머릿속에서만 맴돌다 떠나버린 아련한 옛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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