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신두리 해안 사구, 파도리

moonbeam 2009. 3. 2. 22:02

2월 하순 우리나라 최대의 해안 사구인 신두리를 찾았습니다.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은 너무 고운데 넓게도 펼쳐져 있습니다. 

한구석에는 좋은 자리에 그럴듯한 모양으로 숙박을 하는 집이 이미 진을 치고 있었죠. 하기야 해수욕장이니까....  

해수욕장을 빠져 나오는 길은 바람에 날려온 모래로 발이 푹푹 빠져들더군요. 

해수욕장을 빠져 나와 원래 목적지인 해안 사구로 갔습니다. 걸어서가 아니라 차로 이동을 했죠.

마치 사막을 보는듯한 장관에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천연기념물이라죠.

바다의 파도가 밀고, 다시 강한 북서풍에 날린 모래가 쌓여 자연스런 모래 언덕을 만들었죠.

그러나 바로 입구까지에는 너무나 많은 펜션들이 있어서 마음을 아프게 하더군요.

그곳에 그런 인공물이 없었다면 더 멋진 자연의 그림을 볼 수 있겠고

더 큰 자연의 힘을 느낄 수 있을텐데 말이요....

천연기념물이라는 팻말 바로 앞까지 숙박업소가 들어서 있어요....

우리가 자연을 버리면 자연은 재앙으로 맞설 거에요.

 

내친김에 남쪽으로 내려가 파도리에 갔어요.

여러가지 빛깔의 작은 조약돌로 유명한 곳이죠. 총 천연색, 혹은 무지개빛 돌이죠.

 그러나 물이 많이 들어와서인지 그 예쁜 돌들은 구경할 수가 없었어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와서 가지고 갔을 거에요...

가져 간 것은 한움큼의 작고 예쁜 돌들이지만

다시는 많은 이들이 그것을 보고 느낄 수 없게 되어버렸네요.

날이 추워서 영업을 하지도 않는 비닐 천막으로 들어가 억지로 음식을 시켜 먹으며

우리는 사라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하며 소리만 꿱꿱 질러댔어요...

바로 우리 자신들에 대한 혐오도 포함이 되었겠지요...

손가락만한 작은 돌들이 하나 둘, 아주 조금씩 사라지면서

바닷물은 뭍으로 뭍으로 밀려들어올 거에요...

우리의 모든 것을 집어 삼킬 거에요...

인간은 또 그걸 막으려 더 높고 강한 제방을 쌓겠지요...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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