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메시스

생명

moonbeam 2009. 9. 15. 10:20

 

2층 체력단련실 열린 창문 틈으로 담쟁이 넝쿨이 벋어 들왔다.

생명의 힘이란 대단한 것이지....

나는 자르지 않고 그대로 놓아둘 요량이다....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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