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다른 방에 들렀다가
어느 젊고 예쁜 여선생님 책상 위에 모과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이파리도 하나가 달랑 달려있는 것이 포인트랄까....너무 예쁘다...
모과는 원래 모나고, 이상하게 찌그러지고, 푹 패이고, 대충 한 부분은 색깔도 변하는 것이 제격인데...
좌우지간 예쁘다...돌연변인가 보다....ㅎㅎ
'야 이쁘다'하니
선선히 '가져 가세요' 한다....고 마음도 예쁘네...
짧은 순간 마음속으로 고민하다가
결국 '그냥 둬...여기 있는 게 더 예쁠 것 같아' 하고 말았다.
내가 예쁘게 생각하는 것은 남도 예쁠 것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남도 그럴 것이고...
내가 싫어하는 것은 남도 그럴 것이니...
인지상정....역지사지....
그 예쁨을 가져오지 않음이 오히려 더 좋았다.
시들지 않은 예쁜 색깔, 모양이 내가 처음 본 순간 그대로 내 맘속에 남아 있을테니까....
이 ㄱ ㅏ ㅇ ㅡ ㄹ에.....
모과의 모습도, 향기도 생각 못하고 그렇게 빠쁘게만 지나치는 이 가을에...
오늘은 재래시장에 가서 모과 몇 덩어리를 사들고 집에 들어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