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위
바위는 그냥 그대로 바위라 좋다.
구태여 교태와 가식으로 꾸미지 않아도
예쁜 꽃과 벗할 줄 알고,
아무런 말도 없이 천 년을 지내왔어도
새의 노래에 화답할 줄 안다.
구름처럼 천만 리 떠돌지 않아도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고,
비와 바람을 맞고 원망도 않고
천둥 벼락도 그대로 받아들인다.
홀로 외로움 속에서 앉아 있지만
다람쥐와 작은 벌레들과도 잘 어울리고
항상 그 자리에 차디찬 모습이지만
따스한 햇볕을 온몸으로 보듬어 온기를 지닌다.
바위는 마냥 그대로 바위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