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산행 약속을 했는데
마침 눈이 내려 눈덕에 눈복이 넘치고...
사방을 휘둘러 보아도 오직 하얀 눈....
큰 바위 위에 얹혀진 성벽 위로 또 눈이 덮어지고...
앞이 보이지 않는 자욱함 속에서 안개눈도 맞아 보고....
저 산아래에선 부옇게 검은 구름만 보이겠지.
미끄럽고 조심스러운 길이지만 가야만 할 길...
눈에 덮여...길도 잊고, 나무도 잊고, 산도 잊고...
나 자신도 잊어버리고....
가볍게 나풀거리는 눈의 힘에 나무도 뚜욱 부러진다는데....
그래도 휘어 구부러져 늘어져도 꼿꼿함을 잃지 않으려는듯....
아! 그 힘겨운 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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