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광화문집 김치찌개

moonbeam 2010. 11. 6. 15:04

 정동길을 한바퀴 휘휘 돌다보니 어느새 점심때...

새문안교회 옆골목에 화상이 하는 집이 기억나 그리로 갔는데 이미 상호도 바뀌고 메뉴도 바뀌고...

아.. 가끔 광화문에 나오면 먹던 그 짜장면을 이제 다신 맛볼 수 없다니....

 발길을 광화문 네거리 쪽으로 돌려 골목안에 자리한 찌개집으로 들어갔다.

여기도 광화문 나오면 가끔 가는 곳...

늙수구레한 아줌마들 몇이서 수다를 떨어가며 음식을 차려주는 곳이다.

저녁때엔 자리가 없어 좁은 골목길에 서서 기다려야만 하는 곳인데

토요일이라 아래층의 작은 테이블 5개가 한산하다.

조금 있으니 어르신 3분이 들어오자 반갑게 맞는다.

'아주머니는 왜 안 오셨수?'

'아 오늘은 70년 지기들이야'

다정하게 이야길 나누며 좁은 탁자에 끼어 앉으신다.

 손님들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아줌마들의 수다도 반찬이 되고...

저절로 들리는 남들의 수다가 재미를 주고 맛있게 들리는 건 처음이다...ㅎㅎㅎ

김치찌개엔 돼지고기도 투박하게 마구마구 썰어 넣은 것이 딱 내 스타일이다.

사실 1인분이 양이 많은 편이다.

보통 셋이 와서 2인분 시키고 계란말이 하나나 둘...그 정도면 배부르다...

좀 아쉬운 점은 찌개값 따로 공기밥 따로 값을 쳐서 받는 것이다.

찌개만 6,000원 공기밥 1,000원 도합 7,000원..

뭐 아무렴 어떠랴, 맛있기만 하면 그만이지.

 

다 먹고 계산을 할려니 아뿔싸...지갑에 돈이 없네...

잠깐 기다리라 해놓고 나와 현금지급기를 찾아 돈을 빼서 다시 갖다 주었다.

돈이 없다고 해도 그저 무덤덤하게 웃더니 갖다 주어도 그저 무덤덤하게 웃으며 잘가라고...